EU 지중해 난민대책 군사작전 실효성 논란

반 총장·바티칸 등 반대…"난민발생 근본 원인 해결해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8 18:04:02

△ (시칠리<이탈리아> EPA=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부터)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의 산지우스토에서 해군 함정에 승선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이들은 난민선 전복 사고로 900여 명이 숨진 시칠리아 해안으로 나가 현장 상황 등을 파악하고 난민 구조 노력을 격려했다.

EU 지중해 난민대책 군사작전 실효성 논란

반 총장·바티칸 등 반대…"난민발생 근본 원인 해결해야"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지중해 난민 참사를 막으려는 유럽연합(EU)의 군사작전 계획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중해에서 난민 참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열린 EU 긴급 정상회의는 난민선 출발지인 리비아 인근 해역에서 밀입국업자 단속과 이들이 소유한 난민선을 파괴하는 등의 군사작전을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EU 정상들은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게 EU의 군사작전 수행을 위한 외교적 준비작업을 맡겼다.

EU는 지중해상 군사행동과 리비아 군사개입에 대한 유엔의 승인을 희망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EU 군사작전 허용을 위한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EU의 군사작전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얻기 위한 외교적 접촉을 벌일 계획이다.

EU는 리비아 내전 사태 악화가 리비아를 통한 난민 유입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판단하고 리비아 사태 안정화를 위한 군사개입 방안을 논의해왔다. EU의 지중해상 군사작전 계획이 리비아에 대한 본격적인 군사개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리비아 사태 악화로 난민 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을 우려해 EU의 적극적인 개입과 평화유지활동 수행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외무장관을 역임한 모게리니 대표는 이탈리아로 난민이 대거 유입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EU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국제사회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7일 이탈리아 언론 회견에서 "난민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면 적법하고 정기적인 이민 통로의 마련 등 국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중해 비극을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다만 리비아 내전 사태 해결을 위해 EU가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요청했다.

교황청의 이민자 사목평의회 의장인 안토니오 마리아 베글리오 추기경은 "전쟁과 독재, 잔혹 행위와 고통이 계속되는 한 어디로든 도망가려는 난민은 계속 생긴다"면서 난민 발생 원인의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군사 전문가들도 EU 군사행동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프랑스의 퇴역 장성인 알렝 콜데피는 "이 문제는 군사적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일단 선박에 난민들이 타고 리비아에서 출발하면 국제법에 따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비아 해안 봉쇄는 거의 전쟁선포에 해당하는 것이고,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가 반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밀입국업자들은 EU의 군사작전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밀입국업자 아부 아흐메드는 영국 언론에 "난민들은 유럽으로 가려고 목숨을 걸었다. 그들 중 일부, 특히 시리아인들은 우리 도움 없이 소형 보트를 직접 구해 지중해를 건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리비아 해안 길이가 거의 2천km"라며 "어떻게 이 넓은 해안에서 밀입국자를 막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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