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합니까> ①연예인 막말 사회적 문제(여성민우회 이윤소씨)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7 07:40:00
①연예인 막말 사회적 문제(여성민우회 이윤소씨)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연예계에서 잊을만하면 터지는 대표적인 사건을 꼽으라면 음주운전 함께 막말 파문을 들 수 있다.
이번 달에도 몇몇 남성 연예인들이 막말 파문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
지상파와 케이블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주가를 날리던 개그맨 장동민은 동료 개그맨 유세윤, 유상무와 함께 지난해 8월 팟캐스트 방송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를 함께 진행하던 중 저속한 표현으로 여성을 비하한 사실이 최근 다시 불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방송에서 장동민 등은 "여자들이 멍청해서 남자한테 안 된다"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 "X 같은 X" 등의 발언을 주고받았다.
이미 1년 전 벌어진 일이지만 장동민이 최근 MBC TV '무한도전'의 '식스맨' 후보로 활약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이다.
또 인기 작곡가 겸 가수이자, SBS TV 'K팝스타'와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TV프로그램을 통해 인기 방송인으로 활약하는 유희열은 지난 2~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 콘서트에서 "내가 공연을 할 때 힘을 받을 수 있게 앞자리에 앉아계신 여자 분들은 다리를 벌려 달라. 다른 뜻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고 음악을 들으란 뜻이다"라고 발언한 게 문제가 됐다.
장동민도, 유희열도 공개 사과를 했다. "실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예인의 '막말'은 실수일 뿐이며, 개인의 문제인 것일까. 아니면 인격의 문제이고, 사회적 문제일까.
상반된 여론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여성민우회 이윤소 활동가
막말은 단순히 그 한마디 말의 잘잘못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그 말이 잘못인 줄 모르고 하고, 해도 되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막말을 하는 사람들은 그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너무 모른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그런 막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너무 많다.
장동민·유세윤·유상무 씨가 진행한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는 이번에 불거진 문제의 발언 외에도 내내 그런 식의 위험한 발언을 계속한 것으로 안다.
그 과정에서 한 번쯤이라도 발언 수위가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았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계속 반성 없이 팟캐스트를 진행했다는 것이 유감스럽다.
그러다 이번처럼 크게 문제가 불거지면 자성하겠다고, 반성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 말 한마디로 해결되는 일일까 싶다.
막말 중 여성혐오 발언은 특히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방송인 김구라 씨가 과거 위안부 관련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는데, 전국민적으로 위안부 망언에 대해서는 공분했기에 김씨는 방송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같은 여성혐오 발언이라고 해도 위안부 문제와 달리 일반적인 여성혐오 발언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 이번 장동민 씨 발언에도 비난하는 여론도 있지만 '여자들이 예민하게 군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그런 점에서 연예인이 막말하고 문제가 되면 사과하는 식의 전개는 소모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일이 반복되지만 개선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에서 나온 문제의 발언들은 술자리에서 사적으로 주고받는 수준의 대화다. 그런데 아무리 지상파 방송이 아닌 팟캐스트라고 해도 다수가 듣는 데서 그런 수준의 말을 한다는 것은 그 말이 잘못인지조차 모르고 했다는 것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발언의 파급력이 얼마나 클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런 막말 파문이 연예인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상파 방송에서도 버젓이 여성비하 발언, 외모비하 발언 등이 나오는 것은 제작진의 자질 문제와도 연결된다.
모든 사람이 개념 있는 발언을 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다양한 발언이 나온다.
하지만, 적어도 다수가 공유하는 콘텐츠, 특히 방송을 통해 나가는 발언에 대해서는 그것을 감시하고 걸러내는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한다. 문제의 발언을 한 사람이 개인적으로 반성해도 별 소용이 없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연예계에서 막말 사건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은 그런 막말을 해도 별 제재가 없고, 사과하고 시간이 지나면 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의 막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 기능을 해야 하는데 과연 제대로 그 역할을 하는지 의심스럽다.
분명한 것은 한 개인이 변한다고 해서 이러한 막말 사건들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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