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대통령·의회의장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첫 언급(종합)

"집단학살 책임·죄책감 공유" "과거사와 마주해야"
터키 대통령 "우리조상 학살 저지른 적 없어…아르메니아 주장 근거 없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5 00:50:41


獨대통령·의회의장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첫 언급(종합)

"집단학살 책임·죄책감 공유" "과거사와 마주해야"

터키 대통령 "우리조상 학살 저지른 적 없어…아르메니아 주장 근거 없어"



(베를린·서울=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고미혜 기자 = 독일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과 노르베르트 람메르트 연방의회 의장이 제1차 세계대전 기간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 150만 명을 숨지게 한 사건을 '집단학살'(Voelkermord)로 언급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베를린 대성당에서 열린 학살 100주년 추모행사에서 "당시 아르메니아인들이 처한 운명은 대량 살상, 인종 청소, 추방과 집단학살로 얼룩진 20세기 역사의 전형적인 예"라고 말했다.

독일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집단학살 용어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가우크 대통령은 "독일인 역시 이 집단학살에 대한 책임과 죄책감을 공유하며 과거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람메르트 의장은 24일 의회에서 열린 이 사건 관련 결의안 토의에서 역시 집단학살이라고 말하면서 "우리 독일인들이 과거를 다루며 누군가를 가르칠 수는 없지만, 우리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다른 이들에게 설혹 아프더라도 과거사와 마주해야 한다고 고무할 수는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안은 "아르메니아인들의 운명은 20세기에 있었던 대량학살, 인종청소, 축출, 그리고 집단학살 역사들의 한 사례"라고 적고 "덧붙여 독일에 죄와 책임을 지우는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대학살)의 희귀성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자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연방의회는 추가 논의를 거쳐 여름 휴가철 이전에 결의안을 표결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터키와의 관계 악화를 고려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부 장관은 이날도 독일 언론에 그런 규정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집단학살 용어를 삼가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3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추모 행사 연설에서 "우리 조상들은 절대 집단학살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15년 사건에 대한 아르메니아인들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우리 군사기록도 공개할 수 있다. 겁먹을 것도, 걱정할 것도 없다. 우리의 조상들은 박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1차 세계대전 기간이던 1915년부터 1918년까지 아르메니아인 150만명이 오스만제국에 의해 숨진 사건을 놓고 역사학자들은 대체로 20세기 첫 집단학살로 규정한다.

그러나 터키는 사망자의 숫자가 부풀려진 데다 내전의 희생자일 뿐이라며 학살이라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오는 24일 참사 100주년을 앞두고 프란시스코 교황의 집단학살 언급을 시작으로, 교황청·유럽연합 등과 터키의 과거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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