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중국과 분쟁한다고?…러시아의 '4大분쟁' 우려

나토·CIS·IS·중국…"중국은 최대 잠재 위협"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4 13:44:29

△ 지난 3월 25일 미국의 비살상무기가 키예프에 도착해 표트르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

러시아가 중국과 분쟁한다고?…러시아의 '4大분쟁' 우려

나토·CIS·IS·중국…"중국은 최대 잠재 위협"



(서울=연합뉴스) 지일우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군사와 경제 등 전 방면에서 고조되는 형국이다.

지난 21일만 해도 벨라루스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대치하고 있는 폴란드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처하려고 사업비 50억 유로(약 5조 8천억원)에 달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고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최대이자,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식 제소 절차에 돌입했다. 가스프롬이 유럽 시장에서 불공정한 가격 결정과 가스 공급 방해, 그리고 기타 경쟁침해 행위를 하고 있다는 혐의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방공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는가 하면 EU의 견제에 맞서 대(對)유럽 가스관 다변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서방과 러시아 간 대치 상황에 대해 러시아인들의 우려도 이만저만 아닌 것 같다. 이달 초 러시아 '여론 재단'의 설문조사 결과, 러시아 국민 54%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전러시아여론연구센터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무려 68%가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간'에 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에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것이라고 한다.

러시아 월간 '소베르센노 세크레트노' 최근호(4월 14일자)는 자국 전문가 등의 의견을 물어 실제로 전쟁 발발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러시아가 빠져들 수 있는 분쟁(전쟁) 요인이 뭔지 등을 짚었다. 그러면서 4대 분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특히 현재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듯 보이는 중국과의 분쟁 가능성은 눈길을 끈다. 다음은 이 잡지가 소개한 4대 분쟁 시나리오.



◇최대 위협은 나토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면서 서방은 즉각 러시아의 무력시위(군사개입)를 비난했고 이에 대해 모스크바는 나토의 침략(동진)에 대한 반응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후 상황은 실제 전쟁 문턱까지 갔던 냉전 시절의 긴장상태를 연상시킬 정도로 고조되고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정권이 교체된 후 핵무기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러시아 정부의 발표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러시아 지정학문제연구소 총재인 레오니드 이바쇼프 육군 대장은 현재 가장 중대한 위협은 나토 국가들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나토는 최근 몇 년 동안 해군과 육군, 대공미사일 방어망 등을 확대하면서 유럽내 입지를 강화해 오고 있으며 러시아의 잠재 억제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나토 동맹국들에는 초정밀 타격무기와 전자장비들이 도입되고 있다"면서 "현재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인류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시키고 있는 한 러시아로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라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이바쇼프 총재는 그러면서 전략적 측면에서 가장 취약한 북극과 러시아 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흑해, 그리고 미군의 주둔 가능성이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나토(미국)와 러시아가 국지전을 벌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러시아 서쪽 국경지대에서는 나토의 군사 움직임이 전례없이 활발해지고 있다. 옛 소비에트연방을 구성했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내 군사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접경지역에 탱크와 장갑차 등 중장비가 배치되고 동부 유럽 지역에는 최대 5곳의 전초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독립국가연합(CIS)내 분쟁

2011년 당시 니콜라이 마카로프 합참의장은 러시아에 가장 위협적인 요인은 접경지역이라면서 과거 소연방을 구성했던 국가들(CIS)로부터의 위협을 지목했다.

군사정치학회의 알렉산드르 페렌지예프 연구원은 "당시 이 발언은 큰 논란을 일으켰지만 이 분석은 적중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만 봐도 명백하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상황은 민스크협정(휴전협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프리드네스트로비예 지역에서는 언제라도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페렌지예프 연구원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의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분쟁, 나고르노 카라바흐를 둘러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분쟁, 다게스탄 공화국을 포함한 북 캅카스 상황도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조지아가 분리독립을 선언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다시 무력으로 복속시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해 압하지야에 이어 올해 남오세티야와 외부의 침략에 공동 대응한다는 내용의 동맹 및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각각 서명했다.

또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 카라바흐 자치주 문제로 주기적으로 아르메니아 군의 동태를 탐지·정찰하면서 양측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에 위치해 있지만 소수의 이슬람교도인 아제르바이잔인이 다수의 기독교인 아르메니아인을 통치하면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아르메니아에는 5천명 가량의 러시아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새로운 군사 위협…이슬람국가(IS)

아프가니스탄은 옛 소련을 구성했던 중앙아시아의 이슬람국가들과 접경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모스크바의 영향권에 있는 곳이다. 미국과 나토가 아프간 북부에서 무자헤딘(탈레반)들을 압박하면서 이들이 러시아와 접경한 중앙아시아로 들어와 역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나토 등 외국군은 올해 말 아프간에서 철수하며 이럴 경우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가 무자헤딘들과 싸워야 할 공산이 매우 커진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속도로 세력을 확대하면서 역내 전면전을 선포하는가 하면 러시아까지 위협한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와 아프간 탈레반이 밀접히 연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가 아프간 접경지역에서 IS와 싸울 수 있도록 타지키스탄에 700억 루블(1조 4천500억 원) 상당의 군사장비를 지원키로 한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러시아는 아프간과 접경한 키르기스스탄의 칸트에 공군기지를, 타지키스탄 두샨베에 201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지의 운영은 2042년까지로 연장됐으며 주둔 러시아 병력도 앞으로 5년간 현재의 1.5배인 9천명으로 늘어난다.

알렉산드르 페렌지예프 군사정치학회 연구원은 "IS의 위협은 대단히 실제적이다"면서 "IS는 곳곳에 분파를 확대하고 있으며 불안정한 이슬람국가들에서 새로운 극단주의 세력들을 영입하거나 분파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이슬람 국가들과 우리의 동맹국들인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이 이런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전쟁도 불가피…문제는 '언제냐'일 뿐

군사전문가들은 중국발 위협 가능성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는 동맹이지만 대립각을 세우게 될 지정학적인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십억 명의 인구와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가까운 장래에 주거지는 물론 농지와 원료, 단순 원자재 수급 확대 필요성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취약한 경제를 이용해 인구가 적은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영토를 다시 확대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매년 국방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은 비밀이 아니며 이미 2천억 달러(약 216조 5천억 원)에 근접했다. 중국의 육군과 해군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산에 전혀 밀리지 않을 무기들로 무장하게 될 것이다. 압도적인 인적자원은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은 가장 단순한 수치상으로도 2억 명 이상을 무장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이 러시아 남부의 전 접경에 걸쳐 육로 침공하고 동시에 러시아 북부 지역에 낙하산 부대를 투입할 경우 초반에 완전하고 신속한 승리를 거둬 러시아 영토의 상당 부분을 탈취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막아야 할 러시아 동부군관구는 사실상 대응할 힘도, 자원도 없다. 극동지역과 시베리아 동부지역(우랄산맥 동쪽)은 사실상 외적에 대비할 무장조차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 육군 30개 여단과 십여개 공군기지면 단번에 이곳을 초토화할 수 있다. 양국의 충돌은 즉각 핵무기를 동원한 전면전으로 비화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우려들 속에서도 알렉산드르 흐람치힌 정치군사분석연구소 부소장은 러시아가 몇 년 내에는 누구와도 전쟁하지 않을 것이란 희망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에 대한 나토의 시들한 대응을 감안하면 몇 년 내에 적어도 나토와 군사적 충돌이 있어날 가능성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완전 붕괴할 경우 즉각 전쟁이 일어나겠지만 현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현재 (나토와) 군사적 위기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실제 상황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선전술에 관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일종의 심리전이란 얘기다.

흐람치힌 부소장은 "그러나 아프간 문제가 가까운 장래에 현실화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 "과격 극단주의자들이 중앙아시아에 이어 러시아 접경에까지 침투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으며 몇 년이 걸리겠지만 이 위협은 현실화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중국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러시아와 중국간) 친선우호 선언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러시아에 심각한 잠재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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