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정상, 관계개선 의지…시진핑, 역사직시 촉구(종합3보)

작년보다 분위기 좋아져…역사문제 여전한 걸림돌 시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3 00:44:40

중·일 정상, 관계개선 의지…시진핑, 역사직시 촉구(종합3보)

작년보다 분위기 좋아져…역사문제 여전한 걸림돌 시사



(베이징 도쿄=연합뉴스) 홍제성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회담을 열어 관계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현안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그러나 아베 총리에게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차 강조해 역사인식 문제가 양국간 여전한 걸림돌임을 보여줬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는 이날 반둥회의 60주년 기념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시간 오후 7시께부터 30분 남짓 회담했다. 두 정상의 양자 회담은 이번이 두번째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시 주석은 회담 시작 부분에서 "작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의 (중일 정상간) 회담은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며 "중일 양국 국민의 공동 노력으로 어느 정도, 중일 관계는 개선됐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모처럼 만의 기회이니 중일관계의 발전에 대해 아베 총리의 견해를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이후 일중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일중 관계의 발전은 양국과 양국 국민의 이익이며,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진함으로써 지역과 세계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청소년 교류를 포함해 다양한 차원에서 교류와 대화가 깊어져 가는 가운데 일중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 관영 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역사 문제는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에 관한 중대한 원칙의 문제"라면서 "일본이 아시아 주변국의 관심과 우려를 진정으로 대함으로써 역사를 직시한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표출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이번 반둥회의에서 일본의 과거 전쟁을 반성한다고는 했으나 침략 언급과 사죄 표명은 하지 않은 것을 에둘러 비판하면서 조만간 이뤄질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반성과 사죄의 메시지를 담을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나와 일본 내각은 여러 기회를 통해 약속했다"면서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한 역대 정부의 역사문제에서의 인식을 계승할 것이란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평화, 발전, 협력, 공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조류"라면서 "일본이 중국과 함께 평화발전의 길을 함께 걸어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공동으로 국제 및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해 나가야 한다"면서 양국 지도자가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일본은 평화발전의 길을 지속적으로 걸어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시 주석은 중일 관계의 중대 원칙은 양국간 '4대 정치문건' 정신 준수라면서 지난해 말 도출된 영토 및 역사인식 등에 대한 4개항 합의의 준수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일본과 대화와 소통 강화, 신뢰증진. 우려 해소를 희망한다"고 관계개선 의지를 피력하면서 "양국간 4번째 정치문건에 담긴 '중일이 협력동반자 관계로서 서로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한다'는 공동 인식을 광범위한 사회적 인식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자국이 추진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AIIB가 국제사회로부터 보편적인 환영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에 대한 거대한 수요를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인식의 기초 위에서 AIIB 관련 문제에 대해 중국과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양국의 우발적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중일간 '해상 연락 메커니즘'을 조기에 운용할 것과, 양국간 안보대화 추진을 제안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진, 지역과 세계의 안정과 번영에 공헌할 필요성에 대해 (자신과 시 주석이) 일치한 것 아닌가"라며 이번 회담의 성과를 설명했다.

앞서 두 사람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해 11월 10일 베이징(北京)에서 취임 추 처음으로 회담했었다.

양국 관계는 일본의 과거사 인식과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영토문제 등으로 인해 지난 2012년 이후 장기간 경색 국면을 보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회담과 비교해서는 시 주석의 발언 수위가 다소 누그러지고 분위기도 부드러워졌지만 여전히 과거사 문제가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중국 측은 지난해 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정상회담에서는 통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요청에 응했다'(應約)는 표현을 사용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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