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문가 한상에게 배운다> ②일본 김현태

한일 넘나든 베테랑 호텔리어…"비결은 현지화"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2 08:46:35


②일본 김현태

한일 넘나든 베테랑 호텔리어…"비결은 현지화"



(구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일본 후쿠오카의 한 비즈니스 호텔 연회장.

이곳에서는 매주 월요일 '한글을 사랑하는 모임'이 열린다. 한류 팬인 주부 등 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어 기초 회화와 문법 등을 배운다.

강사는 다름아닌 이 호텔 대표인 김현태(58) 씨.

32년 경력의 베테랑 호텔리어인 그가 무료로 '한글 교실'을 여는 이유는 뭘까.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현지화가 중요합니다. 한류에 푹 빠진 일본인에게 한글을 가르쳐준다고 하니 호응이 좋았죠.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우선 현지 주민에게 친숙하게 다가가 그들의 사회 속으로 침투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21일부터 나흘 동안 경북 구미시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주최 '제17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월드옥타 내 분야별 회의체인 통상위원회 중 관광·여행 분야를 다루는 제6통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관광 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이라는 게 김 대표의 지론.

그는 "해외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이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관광업에 몸담은 한인에게도 호재가 됐다"면서 "특히 세계 곳곳의 관광지를 휩쓰는 중국인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가 호텔리어로 첫발을 디딘 것은 1983년이다. 대기업 그룹에 입사한 뒤 계열사인 서울 시내 특급호텔에 배치됐다.

그런데 한창 프런트 데스크에서 한국을 찾아온 일본인 관광객을 맞이하던 신참 호텔리어에게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일본인은 손님인데도 무척 친절하더라고요. 오히려 호텔 직원인 한국 사람들이 뻣뻣했죠. 일본인들은 어떻게 저렇게 친절할까? 저들의 웃음은 과연 뭘까? 그 답을 꼭 찾고 싶더라고요."

그가 번듯한 직장을 박차고 나와 1998년 홀연히 일본으로 건너간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국제 서비스 마케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 힐튼호텔, 후쿠오카 IP시티호텔 등 한일 양국을 넘나들며 경력을 쌓았다.

지금은 후쿠오카에서 베니키아 칼튼 호텔에서 대표이자 전문 경영인으로 한국인과 일본인 손님을 맞고 있다.

이러한 이력 때문인지 김 대표가 한인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 건 바로 현지화 전략이다.

"외국에 제품을 팔든, 서비스를 팔든 얼마나 빨리 현지화에 성공하는지가 중요해요. 현지인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노력하면서 현지 사회에 침투해야죠. 그래야 그들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도 적응할 수 있으니까요."

김 대표가 호텔 연회장을 개방해 7년째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글 교실을 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6개월 과정인 한글 교실을 수료한 일본인이 지금까지 760여 명에 달한다.

"연회장 예약이 비는 월요일마다 한글 교실을 열었죠. 자연스럽게 호텔 홍보도 되고 일본인들과도 가까워졌어요. 무엇보다도 일본인에게 한글의 우수성을 은연중 알릴 수 있다는 게 큰 보람입니다. 세종대왕이 이렇게 훌륭한 분인지, 한글이 이렇게 과학적인 문자인지 새삼 깨닫고 있죠."

김 대표는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풀어 일본인 관광객의 발길을 다시 한국으로 끌어오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관광업은 국내든, 해외든 곳곳에 위험 요인이 매우 많거든요. 자연재해가 일어나거나 정치적 갈등이 빚어지면 큰 타격을 입으니까요. 따라서 일본인 관광객처럼 객단가가 높은 안정적 고객을 유치하는 게 중요합니다."

외국에서 관광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동포들에게는 중국인 관광객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전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재외동포들도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한다면 중국인의 관심을 끄는 데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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