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르시 전 대통령에 징역 20년 선고(종합2보)
시위 선동·구금·고문 혐의…군부에 축출된지 2년만에 1심 선고
무르시는 혐의 부인…계획살인·불법무기소지 혐의는 무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1 21:36:58
△ 카이로의 경찰학교 법정 피고인 감금소에 앉아 있는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집트 무르시 전 대통령에 징역 20년 선고(종합2보)
시위 선동·구금·고문 혐의…군부에 축출된지 2년만에 1심 선고
무르시는 혐의 부인…계획살인·불법무기소지 혐의는 무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2년 전 이집트 군부에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에게 21일(현지시간)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이집트 카이로형사법원은 이날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서 열린 무르시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력시위를 선동하고 시위대를 불법 체포·고문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이같이 판결했다고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이집트에서 첫 자유경선으로 대통령에 선출된 무르시가 2013년 7월 군부에 축출되고 나서 나온 첫 선고다.
법원은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무르시의 정치적 지지기반 무슬림형제단 간부 등 12명에게도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그러나 무르시의 계획적 살인과 불법 무기 소지 혐의에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무르시는 자신이 집권 중이던 2012년 12월5일 카이로 대통령궁 주변에서 무르시 지지·반대파가 충돌해 10명이 사망한 상황에서 살인과 폭력을 교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집트 검찰은 당시 사망한 10명 가운데 최소 3명이 무르시의 지시에 따른 폭력 사태로 목숨을 잃었다고 봤으나 무르시는 줄곧 이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무르시는 이번 판결에 항소할 수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즉각 반발했다.
무슬림형제단 간부 출신 아므르 다라그는 "이 판결은 정의를 희화화한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이 선고에 반대하지 않고 바라만 본다면 (이집트 판사들이 무르시에게) 더 가혹한 형벌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이 열린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 주변에서는 이렇다 할 시위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무르시는 시위대 사망 사건 이외 다른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혼란한 틈을 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도움을 얻어 교도소를 탈옥하고 이집트의 국가기밀과 비밀문서를 카타르에 유출해 국가 안보를 해친 혐의도 있다.
이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6일 열린다.
이집트에서는 2013년 무르시 정권 축출 사태 이후 무슬림형제단 간부와 회원, 대학생 등이 무르시 복권을 촉구하는 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이자 당국은 강경 대응하는 한편 집시법을 개정해 시위와 집회를 엄격히 통제해 왔다.
군부의 무력 진압, 군경과 시위대의 충돌 등으로 지금까지 2천명 이상이 숨지고 1만6천명 가량이 체포됐다. 무슬림형제단은 2013년 12월 이집트 정부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됐다.
앞서 이집트 법원은 지난 20일 무르시 지지자 22명에게 살인과 살인 미수, 공공자산 파괴 등의 혐의를 인정해 사형을 선고하는 등 지금까지 수백명에게 사형 판결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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