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진단> 日 증시 정권출범후 90% 상승…거품 가능성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17 06:21:02
△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 225)가 지난 10일 15년 만에 장중 20,000선을 돌파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 주가는 이날 개장 직후인 오전 9시9분께 20,000선을 돌파, 2000년 3월 말 이후 15년 만에 20,000선 고지를 다시 밟았다. 사진은 10일 오전 일본 도쿄 히가시 신바시에 설치된 증시 현황판의 모습. (도쿄 교도=연합뉴스)
日 증시 정권출범후 90% 상승…거품 가능성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일본 증시가 15년 만에 '주가 20,000 시대'를 다시 열었다.
세계 유동성 장세 속에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정책)의 약발이 이어져 일본 증시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증시 활황이 일본 기업의 체력 강화가 아닌 엔화 약세의 '선물'이라는 점에서 거품이 일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 225)는 2012년 말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2년 11월 8,000선에 머물던 닛케이 평균주가는 한 달여 만인 그해 12월 10,000선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일본 증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20,000선 고지를 향해 꾸준히 전진했다.
일본 증시의 상승 흐름은 아베노믹스 진행과 궤적을 같이한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일본 증시는 90%가량 상승했다.
아베 정부는 출범 다음 해인 2013년 4월 대규모 금융완화를 뼈대로 한 아베노믹스를 발표했다.
아베 정부의 '돈 풀기'에 따라 엔저가 급속히 이뤄져 일본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엔화 가치는 2012년 11월 달러화 대비 80엔에서 최근 120엔으로 50% 떨어졌다.
엔화 약세로 세계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이 강해지면서 기억 이익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아베노믹스의 산물인 엔저가 이어지는 한 일본 증시가 한동안 상승 기류를 탈 것이라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증시는 엔화 움직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유동성 확대라는 도박을 한 아베 정부가 발을 쉽게 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일본 증시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일본은행이 2%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완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 퍼져 투자 심리가 나아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동안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증시에는 호재다.
세계 주요국 증시와 비교할 때 일본 증시의 상승폭이 과하지 않다는 분석도 '추가 상승론'을 뒷받침한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저점을 기준으로 일본 증시는 177% 올랐다. 같은 기간에 미국(171%)과 중국(136%) 등의 증시 상승폭과 비교해 일본이 급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단기 급등에 대한 거품 우려도 있다.
과거 일본 증시는 거품 붕괴의 쓰라린 경험을 한 바 있다.
일본 주가는 1980년대 후반 유동자금이 대거 유입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거품이 꺼지면서 그대로 고꾸라졌다.
아베노믹스 3개의 화살(대규모 금융완화·과감한 재정지출·성장전략)이 '증시 부양'이라는 과녁에 그대로 명중한 듯 보이지만 이견이 많다는 점이 '제2의 거품 붕괴' 우려를 낳고 있다.
아베노믹스로 엔저는 달성했지만 기업 이익 확대, 내수 회복까지 이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통해 달성하려고 한 목표는 '엔화 약세 유도→수출 경쟁력 강화와 기업 이익 확대→가계 임금소득 증가→내수 회복'의 경제 선순환 고리 회복"이라며 "엔저는 몰라도 가계임금 소득 증가와 내수 회복은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기업 실적 개선도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이다.
엔저의 혜택을 톡톡히 누린 수출 중심의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오히려 수입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