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난민들 섬으로 몰려들자 본토에 수용소 신설
망명 신청한 시리아 난민에게 여행증명서 발급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15 18:21:10
그리스, 난민들 섬으로 몰려들자 본토에 수용소 신설
망명 신청한 시리아 난민에게 여행증명서 발급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 정부가 최근 섬들로 불법이민자들이 대거 몰리자 본토에 수용시설을 신설해 수용하기로 했다고 그리스 일간 프로토테마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브리일 사켈라리디스 정부 대변인은 전날 긴급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새로 섬들로 불법 입국한 외국인을 본토의 수용시설들로 이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본토에 건강 검진 등을 위한 의료설비가 포함된 실내 수용시설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불법 입국자는 난민과 이민자로 분류하고, 망명 신청을 한 시리아 난민에게 여행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발급하기로 했다.
프로토테마는 유럽연합(EU)이 2003년 체결한 '더블린 2차' 조약에 따라 난민이 처음 도착한 국가에서 발급한 여행증명서를 소지한 난민은 3개월 한도에서 EU 역내의 두 번째 국가를 여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조약은 첫 도착 국가가 망명 신청의 책임을 지며, EU 회원국은 난민을 도착지 국가로 송환할 권한이 있어 '유럽행 난민의 관문' 격인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사켈라리디스 대변인은 "최근 시리아 등지의 상황이 악화해 난민 유입이 급격히 늘었다"며 "이들의 입국 목적은 주로 경제난이 아닌 생명의 위협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급증하는 난민을 EU 회원국이 적절히 분산 수용하는 문제 등을 유럽의 통합이란 규범틀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해상을 통해 입국한 불법 이민자가 1만4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천863명보다 265% 급증했다.
에게해의 섬들은 터키 서부 해안과 매우 가까워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지의 난민들이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밀입국하는 주요 경로의 하나다.
이달부터 이들 섬에는 난민이 대거 몰려 대혼란을 겪고 있다. 전날 사모스 섬의 수용소에서는 난민들이 불을 지르는 폭동이 발생해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일부 섬은 주민보다 난민이 많거나 경찰서 등 관공서가 임시 수용소로 쓰이면서 치안과 행정이 마비되기도 했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해안경비대 관리를 인용해 난민들은 '그리스 정부가 국경을 개방했다'고 들었기 때문에 그리스를 택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는 보수 성향의 전 정부와 달리 난민 정책을 전향적으로 공약했다. 지난달 경찰청이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지 말고 임시로 거주를 허용하라고 지시한 공문이 공개돼 야당이 그리스를 '불법 난민의 자석'으로 만들려 한다고 비난하자 정부는 불법 이민자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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