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게이 청소년 '개조 치료' 중단해야"(종합)

백악관엔 남녀용 구분 않는 '중립 화장실' 설치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09 21:48:22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바마 "게이 청소년 '개조 치료' 중단해야"(종합)

백악관엔 남녀용 구분 않는 '중립 화장실' 설치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에서 게이, 레즈비언, 트렌스젠더 청소년들의 성적 지향, 성 정체성을 회복시킨다는 목적으로 행해지는 각종 정신의학적 치료 행위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청소년 삶에 해악을 끼친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발레리 자렛 백악관 선임고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개조'(conversion) 또는 '회복'(reparative) 요법이라 불리는 이 치료법이 "청소년들의 삶에 잠재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과학적 증거들을 보면 이런 치료는 의학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적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특히나 청소년들에게 행해질 때는 부수적 악영향까지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치료 행위를 금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자렛 고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트렌스젠더 여학생의 자살 사건에 충격을 받아 이런 조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릴라 알콘(17)이라는 이름의 이 학생은 부모가 자신을 사내 아이로 '되돌리기 위해' 치료를 강요한 것을 비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텀블러에 자살 암시 글을 남기고 실제 견인 트레일러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알콘을 추모하는 움직임과 함께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도 보수 단체들이 주도하는 이른바 '개조 치료'를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잇따랐다.

미 언론은 이번 성명은 그동안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의 성향이 그대로 담긴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백악관이 실제 법으로까지 치료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진 않았지만,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UPI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성향에 따라 이날 백악관의 부속 건물인 아이젠하워빌딩에는 '성 중립 화장실(Gender Neutral Restroom)'이 설치됐다.

기존 남녀의 구분을 두지 않아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 소수자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이다.

토머스 페레스 미국 노동장관은 성명을 통해 "법 앞에는 만인이 평등하다"며 "더욱 속도를 내 성 소수자들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웨스타 할리우드 시가 올해 1월부터 변기 하나로 구성된 화장실에 남녀를 구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성 중립을 의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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