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회 세계한인체육회장대회 여는 권유현 회장
"체육 통한 현지인과의 교류와 동포간 화합에 누군가는 나서야지요"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09 06:30:03
1회 세계한인체육회장대회 여는 권유현 회장
"체육 통한 현지인과의 교류와 동포간 화합에 누군가는 나서야지요"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각국의 한인체육회에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지원도 하지 않고 관련 정책도 없는 실정입니다. 한인 2∼3세들의 체육과 건강에 대한 관심도 없어요. '이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에 사비를 털어 부랴부랴 대회를 열게 됐습니다."
권유현(58) 세계한인체육회장총연합회(이하 세총) 회장이 각국 체육회장들을 고국으로 불러 모은 이유다. 이 단체는 오는 12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과 강원도 등지에서 '제1회 세계한인체육회장대회'를 연다.
권 회장은 지난해 11월 제95회 제주 전국체육대회 기간에 열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세총 제2대 회장에 선출됐다. 당시에는 중국대한체육회장을 맡았다.
대회 준비를 위해 방한한 그는 9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체육을 통해 거주국에서 현지인과 교류하면서 민간 외교를 펼치는 리더들이 아무런 정부 지원 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격려를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첫 교류의 장은 우리가 마련했지만 내년부터는 정부가 초청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해외에 사는 한인 2∼3세들도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딸 수도 있는데,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는 건 속상한 일이잖아요. 차세대 한인 체육 육성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국회에 설명하고 국민에게도 알릴 생각입니다. 그래서 대회를 여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 제가 시작한 겁니다."
대한체육회가 주재국 현직 회장은 인정하면서도 이번 대회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한 분위기에 대해서도 그는 못마땅해했다. 대한체육회가 개최하는 전국체전에 재외동포가 참여해 빛을 내는데도 각국 체육회를 '계륵'으로 여기고 있다는 불만이다.
권 회장은 그런 취급을 받는 한인체육회장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서러움을 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재외동포재단이 매년 10월 개최하는 세계한인회장대회처럼 이 대회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권 회장의 목표다. 그래서 첫 대회를 열고 청와대,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찾아가 호소할 예정이다.
세총을 조직하자는 논의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그러나 대한체육회가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 때문에 번번이 단체 결성이 무산되다가 2013년 들어 대한체육회가 비공식적이나마 실체를 인정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초대 회장은 양영연 인도네시아 대한체육회장이 맡았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정받은 18개국 재외동포 체육단체가 회원이다.
"앞으로 회원을 더 늘려 30여 개국 체육회장이 참가하는 단체로 만들 생각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뭉치는 것을 대한체육회가 부담스러워하는 듯하지만 결국 우리 단체를 인정할 겁니다. 재외동포 체육대회 개최, 우수 동포 선수 발굴과 지원, 재외동포 건강 증진과 친목 도모를 위해 우리가 열심히 뛴다면 대한체육회에도 보탬이 되는 일이니까요."
권 회장은 대한체육회 17개 시·도 체육회와 해외 지부 간 자매결연도 추진할 예정이다. 서로 교류하면서 해외 전지훈련 때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올해 대회는 미진한 부분이 많다고 털어놓은 그는 "내년 대회는 미리 계획을 세워 알차게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는 명지대를 졸업하고 3년 동안 중소기업에 근무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호돌이를 새긴 티셔츠를 팔아 거액을 벌면서 실크스크린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3년 대전 엑스포 때는 꿈돌이 인형을 제조·판매했다.
1992년부터 중국을 드나들면서 엠블럼 사업을 구상한 그는 2년 뒤 중국 선양에 정착, 티셔츠에 디자인을 새겨 찍어내는 사업을 벌였다.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대박'을 쳤고, 광저우·톈진·푸젠성·칭다오 등지에 생산공장 5개 설립해 운영했다. 프린트 기계를 제조해 판매하고, 프린트용 잉크도 공급하는 등 토털 업체로 발돋움했다.
몇 년 동안 크게 재미를 봤지만 지금은 선양에 공장 1개만 남기고 모두 문을 닫았다. 새로운 사업을 위해 이른바 '치고 빠진' 것이다. 경쟁력 있는 기술과 오래 견딜 수 있는 자본력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2009년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KBS와 함께 '전국노래자랑'을 개최했고, 이듬해 해외 최초로 중국글로벌한상대회도 열었다. 또 'KBS 열린음악회'를 선양으로 유치하는가 하면 동북 3성 한민족경제포럼도 여는 등 동포사회 위상 제고를 위해 앞장섰다.
선양주말학교 교장, 선양한국국제학교 이사, 선양한국인(상)회 회장, 중국 동북3성한국인(상)회 회장, 중국한국상회 수석부회장, 재중국한국인회 수석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했다. 현재 한중친선협회 중국지회 상임자문위원,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부회장, 재중국한국인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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