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치지형 변화…양당제 퇴색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08 17:51:01
유럽 정치지형 변화…양당제 퇴색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유럽 전역에서 기존 정당을 지지하던 유권층이 파편화되면서 양당제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최근 경기 침체와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가속화되는 현상으로, 특정 이슈를 제기하거나 어떤 현상에 항의하는 정당들이 태동해 경제성장과 안보 문제에 관한 정부의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60년 전만 해도 보수당과 노동당 양당이 투표의 96%를 나눠가졌으나 이들 두 정당은 다음달 7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투표의 3분의 2 이하를 분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거후에는 약한 소수파 정권이 출범하거나 또다른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영국 정당은 스코틀랜드독립당(SNP), 반이민 성향의 영국독립당(UKIP), 녹색당 등 최소 6개나 된다.
마크 레너드 유럽외교관계이사회(ECFR) 국장은 "과거 영국에서는 정부에 불만인 유권자들이 노동당으로 몰렸는데 이제 노동당은 기성체제의 일부가 돼 저항의 목소리가 사라져버렸다"면서 이 때문에 현상유지에 반하는 UKIP 등이 파고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3선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1기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중도우파인 기민당과 좌파성향의 사민당으로 구성된 '대연정'을 구성한 가운데 녹색당과 좌파당이 사민당 표를 잠식하고, 반(反)유로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집권 좌파 사회당과 제1야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대중운동연합(UMP)이 각각 장뤽 멜랑숑의 극좌파와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으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도 기성 정당체제가 사실상 무너져 마테오 렌치 총리의 민주당, 지역에 기반한 북부동맹, 신생정당 '오성운동' 등으로 재편됐다.
이처럼 분절화된 선거구와 기성정당의 퇴조는 보통 정권창출을 위한 연정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연정이 권력분점을 위해 정당간 차이를 해소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으나 정책 등의 교착상태를 불러 유권자들의 실질적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본다.
영국 정치 논평가인 필립 코건은 "많은 사람들이 정당간 차이가 별로 없다고 느끼고, 아무리 투표를 해도 정책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당원 수도 꾸준히 감소해 영국의 3대 정당 가입자는 유권자의 0.8%(약 38만4천 명)로 1983년의 3.8%에 비해 훨씬 적다.이에 비해 환경단체인 내셔널트러스트는 4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갖고 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