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바꾼 영동 와인터널 풀어야할 숙제 '수두룩'>
시공권 승계 둘러싼 갈등 생길 듯…설계비 낭비도 부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08 15:37:51
△ 위치변경 결정된 영동 와인터널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군이 용두공원에 조성할 예정이던 와인터널 위치를 레인보우힐링타운으로 변경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6일 기공식 장면. <<연합뉴스 DB>>
시공권 승계 둘러싼 갈등 생길 듯…설계비 낭비도 부담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군이 착공식까지 마친 와인터널의 위치를 뒤늦게 바꾸기로 결정, 시행처나 시공업체와 갈등을 자초하게 됐다.
군은 최근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던 와인터널의 위치변경 결정에 따라 이달 중 시행처인 한국농어촌공사와 위수탁 변경 계약에 나설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116억원을 투입해 영동읍 매천리 용두공원에 길이 483m, 폭 4∼12m, 높이 4.2∼7.5m로 뚫을 예정이던 와인터널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시행을, B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지난해 3월 기공식도 했다.
그러나 군은 불과 넉달 뒤 지방선거에서 군수가 바뀌자 굴착 예정지의 지반이 약해 붕괴 등이 우려된다며 와인터널 위치 변경에 나서 지난 6일 충북도균형발전위원회의 승인까지 받았다.
와인터널은 전체 공사비의 70%인 81억2천만원을 충북도 균형발전사업에서 지원한다. 따라서 계획을 바꾸려면 이 사업을 총괄하는 위원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영동군이 새로 마련한 터널 예정지는 박세복 영동군수의 핵심공약으로 구상된 레인보우힐링타운이다.
이 때문에 위치 변경의 배경을 놓고 지난해 7월 취임한 박 군수가 전임 군수의 흔적을 없애는 대신 자신의 공약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군은 새로 정한 장소의 움푹 팬 지형을 있는 그대로 활용해 땅을 파는 대신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흙을 덮는 방식으로 인공터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공사구간을 지금보다 60m가량 줄여 11억원의 공사비를 절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문제는 시행처, 시공사와의 관계정리다.
군은 우선 한국농어촌공사와 위수탁계약을 변경해 계속 시행을 맡기고, B건설에는 시공권을 승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시공업체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B건설의 관계자는 "지난해 3월 기공식만 한 뒤 1년 동안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손해가 막대하다"며 "발주처의 대응을 지켜보겠지만, 손해부분에 대한 배상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소송하겠다"고 말했다.
영동군의 한 관계자도 "시공사의 손해배상 청구 등에 대비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대응책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뒤늦은 위치 변경에 따라 설계비를 날린 것을 두고도 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 사업을 위한 설계비 등으로 7억5천만원을 이미 집행한 상태다.
군의 한 관계자는 "여러가지 부담이 따르지만,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터널 공사를 강행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며 "시공권 문제 등을 정리하는 것과 별도로 올해 하반기 착공을 위해 서둘러 설계 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위치 변경에 따라 와인터널 완공 시기는 내년 12월에서 1년 뒤로 늦춰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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