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근절 랩UCC 만든 슈스케 출신 '힙합 경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07 16:39:41
△ 학교폭력 근절 랩UCC 만든 '힙합 경찰'
(용인=연합뉴스) 7일 유튜브에 게시된 학교폭력 근절 랩 사용자제작콘텐츠(UCC) '117 HEAVEN'을 제작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 이상원(33) 경감. 2015.4.7 <<이상원 경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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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근절 랩UCC 만든 슈스케 출신 '힙합 경찰'
(용인=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공부에서 시작해서 싸움까지 몇등이니 서열을 매기고, 그런 벽들이 생기고, 앞서는 친구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7일 유튜브에 게시된 4분34초짜리 사용자제작콘텐츠(UCC) '117 HEAVEN'은 미국 유명 래퍼 에미넴의 히트곡 '루즈 유어셀프(Lose Yourself)'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교복 입은 학생들이 한 학생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곧이어 경찰 근무복을 입고 검은 선글라스를 쓴 남성이 등장해 한국말로 이뤄진 라임(랩의 운율) 실린 가사를 묵직한 랩으로 풀어낸다.
UCC는 노래에 이어 '학교폭력 이제 그만', '학교폭력 상담·신고전화 117' 등의 문구와 '연출·기획 이상원'이라고 적힌 자막이 올라오며 끝난다.
'이상원'은 다름 아닌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 이상원(33) 경감이다.
재수생 시절 힙합 음악에 빠져든 이 경감은 마냥 따라부르는 것에 지루함을 느낄 무렵 직접 가사를 써서 음악에 맞춰 불러보니 쌓인 학업 스트레스가 단번에 풀렸다.
경찰대학교에 입학해서도 취미삼아 간간이 힙합 음악에 자신이 쓴 가사를 입혀 불렀고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근처의 한 대학 힙합 동아리를 무작정 찾아가 수개월간 함께 연습한 끝에 정기공연 무대에 나섰다.
2009년에는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1에 참가해 70여만명의 응시자 가운데 100명 안에 뽑혀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렇게 갈고 닦은 실력으로 그는 숭례문 소실, 폭력시위 등의 사회적 이슈를 힙합 음악에 담은 경찰 UCC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경찰청 근무 시절인 2011년 대학 동기와 함께 만든 '지구대 24시'는 지구대 경찰의 삶과 애환을 랩으로 유쾌하게 표현해 당시 경찰 내부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날 오전 용인시청에서 열린 학부모 폴리스 발대식에서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인 이번 '117 HEAVEN'도 '지구대 24시'처럼 널리 알려져 학교폭력 근절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만들었다.
이 경감은 "학교폭력 당사자인 10대에게 다가가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번 UCC를 만들게 됐다"며 "내 취미가 의미 있는 일에 쓰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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