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 예멘 알카에다 부상…'예멘 삼국지' 시작됐나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06 19:07:21


혼돈 속 예멘 알카에다 부상…'예멘 삼국지' 시작됐나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시아파 반군 후티와 친정부 성향의 남부 세력의 양자 대결로 진행되던 예멘 사태의 소용돌이가 알카에다의 가세로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2일 예멘 동부 하드라마우트 주(州)의 주도 무칼라 시(市)의 교도소를 습격해 수감자 300여명을 탈옥시킨 데 이어 3일 시내 주요 관공서를 점령했다.

무칼라 시를 지키던 정부군은 AQAP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변변히 대응하지도 못한 채 무기와 장비를 그대로 놔두고 도주했다.

대부분이 사막과 황무지이긴 하지만 예멘 국토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넓은 지역인 하드라마우트 주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된 셈이다.

AQAP는 수년간 예멘 남동부 샤브와 주를 중심으로 수니파 부족과 연대해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동쪽으로 인접한 하드라마우트 주, 서쪽 아브얀 주에서 정부군과 갈등을 빚어왔다.

AQAP는 그러나 지난달 26일 시작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수니파 아랍권 동맹군의 공습 뒤 눈에 띄는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기습적으로 무칼라 시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군 후티와 사우디 등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가 수도 사나와 남부 아덴을 두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는 사이 순식간에 하드라마우트 주의 주도를 손에 넣었다.

북부와 중부의 반군, 남부의 정부군, 동부의 AQAP가 얽히고설킨 '예멘 삼국지'의 신호탄이 울린 것이다.

우려했던 AQAP의 등장에 남부 지역의 친정부 성향 부족 민병대는 무칼라를 탈환하기 위해 반격에 나섰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드라마우트 주는 알카에다 설립자 오사마 빈 라덴의 조상이 살았던 데다 2012년 정부군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으로 위축된 AQAP가 전열을 재정비했던 근거지인 터라 이들로선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

반군 후티 축출을 당면과제로 하는 사우디 등 수니파 아랍권이 AQAP까지 공격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은 수년간 친미 예멘 정권을 대리자로 내세워 '가장 위험한 테러조직'인 AQAP를 공격했지만, 현재 후티와 전투도 힘겨운 예멘 정부가 AQAP로 전선을 넓힐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반군 후티와 AQAP의 관계도 적대적이다.

지난해 9월 후티가 사나를 점령한 뒤 중남부로 세력을 확장하려 하면서 AQAP와 무력 충돌이 수차례 벌어졌고, AQAP는 이에 후티 대원을 겨냥한 차량폭탄 공격으로 보복하면서 폭력의 악순환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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