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파리 '크레이지 호스' 누드쇼 가보니…야하지 않은 노출
65년 전통의 프랑스 최고 관광상품…중년 남녀·중국 관광객 가득
"선정적 아닌 관능적"…이달 21일부터 서울 공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03 07:05:39
△ 파리에 있는 '크레이지 호스 파리' 극장
(서울=연합뉴스) '크레이지 호스 파리' 공연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부근 극장 모습. 2015.4.3 << 크레이지호스파리인서울 제공 >>
photo@yna.co.kr
19금 파리 '크레이지 호스' 누드쇼 가보니…야하지 않은 노출
65년 전통의 프랑스 최고 관광상품…중년 남녀·중국 관광객 가득
"선정적 아닌 관능적"…이달 21일부터 서울 공연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이달 국내 첫 상연을 앞둔 누드 쇼 '크레이지 호스 파리'을 보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부근에 있는 극장을 찾았다.
물랭루주, 리도쇼와 함께 프랑스 파리를 대표하는 3대 쇼의 하나인 크레이지 호스 상설 극장은 생각보다 작았다. 소규모 무대에 좌석이 250석에 불과해 소극장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100유로(약 12만원)를 넘는 비싼 입장료 때문인지 젊은이는 없고 나이 지긋한 커플이나 중국 관광객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크레이지 호스는 파리 3대 쇼 가운데 가장 노출 수위가 높다. 국내에서도 19금(禁) 등급으로 공연을 허가받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성 무용수들의 가슴 등이 시종일관 노출되는 쇼이지만 끈적끈적하거나 야릇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10여 개의 짧은 단막극 형식으로 구성된 공연의 첫 번째 소재는 영국 왕실 근위대였다.
무대 막이 좌우로 열리자 여성 무용수 12명이 근위병의 상징인 털모자를 쓰고 나체로 등장했다. 하체는 금속 줄의 팬티로 일부 가렸을 뿐이다.
170㎝ 정도 키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이 좁은 무대에 꽉 들어찼다. 이들은 행진하거나 좌향좌, 우향우를 반복하면서 자신들의 몸을 보여줬다.
늘씬하고 균형 잡힌 백인과 흑인 여성 몸 위로는 스캐너의 빛과 같은 막대 조명이 지나가면서 신비감을 더했다.
근위대라는 콘셉트에 맞춰 힘찬 행진곡이 흘러나와 몸이 자연스럽게 들썩여졌다.
앙드레 데상베르그 크레이지 호스 파리 대표가 "선정적인 것이 아니라 관능적인 쇼"라고 한 말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접해 본 적이 없는 전위적인 무대 조명과 주제와 맞아떨어지는 음악, 여성들의 관능미가 잘 조화된 것을 보면서 이 작품이 스트립쇼가 아니라 1950년대 전위예술가 알랭 베르나댕이 처음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여성의 몸이 소재이자 주제인 공연이라 여러 방법으로 여성의 몸을 부각해 보여줬다.
그림자극 형식으로 여성의 실루엣만을 보여주기도 하고 스트립쇼에 등장하는 봉이나 의자 등의 소품을 이용하기도 했다.
또 채찍을 든 여성이 모형 말을 타고 신음하는 장면 등으로 성행위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이 공연에서 유일한 남성인 쌍둥이 형제의 탭댄스도 눈길을 끌었다.
형제와 함께 이들을 닮은 여러 그림자가 무대 배경으로 등장해 '타닥타탁타닥' 군무를 출 때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들은 쇼의 주인공인 여성 무용수들보다 훨씬 큰 박수를 받았다.
샴페인을 마시며 공연을 관람한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서울에 가는 공연은 공연그룹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쇼 '아이리스' 연출가로 유명한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가 가장 뛰어난 '크레이지 호스 파리' 레퍼토리를 선별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다.
이 공연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여배우 메릴린 먼로, 스칼렛 요한슨, 가수 비욘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세계 유명 인사들도 관람한 뒤 격찬했다.
1951년 프랑스 전위예술가가 이런 새로운 예술 장르에 도전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이돌 가수의 화려한 공연과 영화 등으로 강한 자극에 이미 노출된 한국 관객에게 다소 덜 야하고 예술적인 이 프랑스 공연이 얼마나 관심을 끌지 주목된다.
공연은 이달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워커힐씨어터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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