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개혁안 보완에도 국제채권단 여전히 미온적
구제금융 분할금 '조기 지원' 난망…IMF 채무상환 연기 가능성
그리스 현금부족 상황악화로 '그렉시던트' 가능성 제기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02 19:23:36
그리스 개혁안 보완에도 국제채권단 여전히 미온적
구제금융 분할금 '조기 지원' 난망…IMF 채무상환 연기 가능성
그리스 현금부족 상황악화로 '그렉시던트' 가능성 제기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 정부가 국제채권단에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약8 8조7천억원) 지원을 위한 개혁안을 보완해서 제출했지만 채권단이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 등은 2일(현지시간)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 등이 전날 밤 채권단 실무진과 전화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며 아테네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전화회의에 참여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실무진(유로워킹그룹) 관계자들은 개혁안을 보완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관리는 그리스의 제안은 유로그룹이 분할금 지원에 합의하기에는 "가야할 길이 멀다"고 평가했으며 다른 관리들은 "그리스가 진전을 보였지만 합의까지는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로워킹그룹 소식통은 AFP 통신에 "이 회의는 단지 검토 차원으로 며칠 동안은 진전이 없을 것"이라며 "아테네에서 기술적 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리스 ANA-MPA 통신도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유로워킹그룹이 아테네에서 자료 확인 등의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다음 주에 임시 유로그룹 회의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따라서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 4억4천800만 유로를 상환해야 하는 오는 9일 전에 조기 합의할 가능성이 작아졌다.
그리스 정부는 현금이 부족해 분할금이 조기에 지원되지 않으면 공무원 임금과 연금 지급을 늦추거나 IMF 채무 상환을 미뤄야 하는 실정이다.
니코스 부트지스 그리스 내무장관은 최근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9일까지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면 우선 공무원 임금과 연금을 지급하고 국제채권단에 IMF 채무 상환을 연기해도 되는지 상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IMF 채무는 상환일을 넘겨도 즉각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환 전까지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없으며 IMF 출범 70년 동안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낸 국가는 없다고 보도했다.
그리스가 9일에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그리스가 우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이른바 '그렉시던트'(Grexident, Greece+accident)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가 지난 2월 20일 유로그룹과 구제금융 4개월 연장에 합의함에 따라 그리스의 자발적 유로존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Grexit, Greece+exit) 우려는 불식됐지만 최근 현금 부족 상황이 악화하면서 그렉시던트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2월 유로그룹 회의에서 개혁안을 평가해 분할금 지원을 결정하는 시점을 4월 말로 합의했다.
그러나 그리스는 재정 수입이 예상보다 부진해 현금 부족이 심해지자 조기 합의와 분할금(72억 유로)도 나눠서 지원하는 방안 등을 요구했다.
그리스는 전날 제출한 개혁안 최종본에서 "개혁안의 목적은 그리스 정부가 당장의 (상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단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일간 프로토테마는 전날 전화회의에서 채권단은 개혁안의 정책을 2~3개씩 이행할 때마다 나눠서 지원해달라는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리스는 4월 말까지 IMF 외에는 채권단에 상환할 채무가 없어 애초 합의한 일정대로 분할금을 받으면 공무원 임금과 연금 지급에 차질이 있더라도 디폴트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스는 애초 개혁안에서 세제 개혁 등으로 재정수입을 47억 유로 확보하기로 했지만 최종본에서는 조치들을 추가해 목표액을 61억 유로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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