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재테크> 펀드 가입…주식형이냐 채권형이냐
이채봉 기자
ldongwon13@hanmail.net | 2015-03-27 06:30:35
<대결, 재테크> 펀드 가입…주식형이냐 채권형이냐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기자] 한국도 기준금리 1%대 시대다.
최근 저금리 기조 아래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펀드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진 상황이다.
투자자의 주된 고민은 수많은 펀드 중 어떤 유형이 가장 유망할지다.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위험자산'을 대표하는 주식시장과 '안전자산'인 채권시장 모두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채권시장의 경우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음에도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남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시장도 최근 코스피가 2,040선까지 돌파하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가 회복되면 올해는 주식시장이 주목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이에 이번 주 <대결, 재테크> 코너에서는 전문가들로부터 현재 국내 주식·채권시장의 현황 및 전망과 주식·채권 펀드상품 각각의 투자매력 및 리스크 요인을 들어봤다.
■ "올해 주식시장 계속 양호하다"…주식형 펀드 (작성자 = 이동호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상무)
현재의 양호한 시장 흐름은 실제 펀더멘털(평가가치) 대비 크게 눌려 있던 투자 심리가 복원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국제 유가 흐름이 그 중심에 있다.
얼마 전까지의 지속적인 유가 급락은 경제 주체들의 디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동반하며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무용성에 대한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주요국들의 경기정책에 대한 스탠스는 과거 어느 때 보다 신중하고 긴장되어 있는 분위기다.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을 상당 부분 해 온 미국조차도 그러한데 유럽, 중국, 한국 등 디레버리징이 제대로 되지 않은 나라가 디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하고 유효수요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이 오죽할까? 이러한 상황에서 급락한 유가가 적정 수준으로 안정되고, 경제 주체들의 물가 기대심리도 안정화되는 것은 주요국들의 정책 효과가 발휘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향후 유가 흐름에 따라 경제 및 시장 전망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국제 유가는 일단 충분히 하락했다고 본다.
급락한 유가 수준에 대해 시장 및 정책 당국자들의 컨센서스가 분명하고, 미국 내에서도 원유 시추 설비 감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1월말 바닥을 보인 유가가 상반기 중 추가로 급락하지 않고 안정화된다면 중국과 유럽 등의 확장적 통화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하반기에 나타날 수 있다. 그런 과정이라면 하반기에는 원유 수요가 일정부분 회복될 것이다.
현재 주식시장은 위와 같은 과정을 프라이싱(가격 결정)하고 있다고 본다. 글로벌 경제 펀더멘털이 전년 대비 개선될 수 있다는 점과 그동안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게 억눌려 있었다는 점을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밸류에이션 논리도 재생되고 있다. 작년까지 시장 내부적인 흐름을 좌우했던 고밸류에이션의 종목군보다는 이익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저밸류에이션 종목군이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중간 중간에 굴곡이 있을 수 있겠으나 양호한 주식시장 흐름은 금년에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신경이 쓰이는 부분도 있다. 펀더멘털의 개선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안정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어가겠으나 금년 말부터는 회복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는 바닥에서 회복은 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이다. 한국도 대외 여건의 개선 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내수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올해는 주식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고 본다. 펀더멘털 회복을 주식 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이지만 아직 밸류에이션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는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다만 기대 수익률을 높게 가져가기는 쉽지 않다. 낮아져 있는 기대치가 충분히 오르고, 이후 실제 펀더멘털이 기대치에 계속 부합할 수 있을지를 봐야 한다. 향후 펀더멘털의 개선 속도가 더딜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혼합형 펀드 투자를 고민할 필요도 있다.
■ "지금도 좋지만 더 좋을 수 있다"…채권형 펀드 (작성자 = 이도윤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상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미국이 언제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 올린다면 어떤 속도로 진행할 것인가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언제' 금리를 인상할까에만 관심이 있었으나 이제는 인상을 해도 '얼마나 급하게' 금리를 올릴지에 관심이 간다.
미국의 금리 인상 문제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할지 여부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다. 이번 달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했지만 국내 경기나 물가 상황을 보면 올해 3월의 금리 인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미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및 물가 상승률 전망을 낮출 것을 예고했다. 정부가 재정 조기 집행 등으로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도 부인하기 어렵다.
금리 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계 부채 문제이지만 부진한 성장과 디플레이션 우려, 가계 부채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동원 가능한 정책 간의 적절한 역할 분배가 필요하다. 국내 경제는 지난 수십 년간 부동산과 가계 부채에 의존한 성장을 해왔고, 소득 대비 부채 부담이 줄었던 때는 외환 위기나 카드 사태 때뿐이었다. 따라서 가계 부채 문제는 소득을 늘려 완충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한편, 정책 및 감독 당국의 총량 규제 등을 통해 대응하는 방향이 마땅해 보인다.
대외적으로 하반기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시점이 6월과 9월이 유력하다고 언급되고 있는데 첫 금리 인상 이후 인상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다. 달러화의 초강세로 국제 유가 하락세가 유발되고 있는 것처럼,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 형성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춰 오히려 서둘러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을 줄여줄 것이다. 처음 금리 인상이 빨리 이뤄질수록 인상 속도는 더욱 완만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금리 수준이 너무 낮다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가 공격적이지 않다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기대 수익률이 매우 높지는 않지만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 등을 대비한다면 단기 채권형 펀드가 바람직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국내 금리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아 해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본 손실을, 높은 이자 수익으로 만회할 수 있는 크레딧 채권 투자 펀드도 생각해볼 만하다. 국채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등급 채권이나 하이일드 등 위험 채권에도 탄력적으로 투자하는 해외 펀드 상품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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