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신동력 '창업시장' 노리는 한국인 촹커들
'중국 IT메카' 중관춘서 '큰손'들 상대로 공격적 마케팅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25 14:01:10
△ 10여 명의 한국인 '촹커'(創客·창업자) 들이 중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 경제 신동력 '창업시장' 노리는 한국인 촹커들
'중국 IT메카' 중관춘서 '큰손'들 상대로 공격적 마케팅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뉴노멀'(New normal·신창타이)' 시대를 선언한 중국에서 창업은 하나의 기업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고속성장'에서 '중고속성장' 모드로 전환된 중국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창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창업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촹커'(創客)는 최대 유행어 중 하나로 부각됐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신규 벤처 창업자는 291만 명으로 한국의 100배 수준에 달했다. 벤처투자금은 16조 9천억 원으로 15배 수준이었다.
중국 젊은이들의 창업붐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의 외국인 유학생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한국학생들은 갈수록 현지 창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창업을 시도하는 유학생도 늘고 있다.
무엇보다 한중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로 한국 '스타트업'(창업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국 투자자에게 우리 촹커들의 실력을 알리는 것은 급선무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25일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中關村)의 한 '창업카페'에서 우리 창업인들의 중국시장 진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한·중 파트너링 사업'이 열려 양국 경제인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코트라 주관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한국의 경쟁력 있는 촹커 10여 명이 참석해 중국 투자자들 앞에서 자신들의 아이디어 상품을 설명하고 투자를 유도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유아들이 먹기 좋은 상태의 분유를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자동분유메이커에서 검지 하나로 작동되는 촉각센서 마우스, 혈당·콜레스테롤 등 각종 혈액성분을 언제든 자가진단할 수 있는 모바일 혈액검사측정기 등 이날 발표된 상품은 하나같이 기발한 아이디어가 번뜩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동 분유메이커를 개발한 피에나의 강미선(40) 대표는 이 제품에 대해 "아이를 키우면서 분유타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자신의 육아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하게 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투자자금 600억 위안(약 10조 5천억원)에 달하는 중국과학유치투자관리유한공사와 칭화퉁방(淸華同方), 팡정(方正)그룹 등 중국에서 손꼽히는 벤처캐피털 관계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인 촹커들의 설명을 지켜본 중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직접적인 평가는 자제했지만 중국의 정치·경제 환경에 적합한 제품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중청화젠(中城華建)자산투자회사의 옌만리(閻曼莉) 금융투자 담당자는 "인터넷친교소프트웨어(업무용 사내메신저)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며 중국의 인터넷 발전 환경과 잘 결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또 다른 중소업체들이 만든 공기청정기를 본 일이 있다며 기술, 가격 경쟁력 등이 상당히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팡정그룹의 뤄이핑(羅義平) 판촉매니저는 "우리는 현재 30개 정도의 대만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한국기업은 아직 없다"면서 "오늘 참가한 기업 중 3곳 정도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중 파트너링 사업에 참가한 우리 젊은 기업인들 중에는 수년간의 준비과정을 마치고 이미 상품을 판매하는 있는 곳도 있었고, 창업한 지 불과 반년도 안된 곳도 있었다. 일부 업체는 한국에서 출시하지 않은 상품을 중국에 먼저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목표는 모두 하나로 수렴돼 있었다.
한 한국인 촹커는 중국인 투자자들 앞에서 "세계 최초의 제품을 중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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