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이전 경기신청사, "호화청사 NO, 소통·혁신 OK"
경기도, 신청사 디자인 재검토…재원마련 방안도 고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24 16:08:53
광교이전 경기신청사, "호화청사 NO, 소통·혁신 OK"
경기도, 신청사 디자인 재검토…재원마련 방안도 고민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절대 호화로워서는 안 되고 도민과 소통하는 혁신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경기도청 신청사 이전을 준비하는 경기도가 고민에 빠졌다.
하루라도 빨리 신청사가 이전하기를 바라는 광교신도시 주민들의 기대는 커가고 있고, 어렵게 마련한 재원조달 방안은 도의회가 신뢰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호화청사라는 비난을 피하고, 공무원들이 쾌적하게 일하면서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방법을 머리를 싸매고 찾고 있다.
◇ 13년 전 시동…재정난·주민고소 딛고 재개
현재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팔달산 밑에 자리 잡은 경기도청사의 광교 이전은 임창렬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인 2001년부터 추진됐다.
임 전 지사는 현재의 광교인 이의동에 행정타운(신청사 이전)을 세웠다.
이후 후임인 손학규 지사가 난개발이 우려된다면서 행정타운 주변에 신도시 건설을 추진했다. 2007년 10월 현재의 광교신도시 일대에 1차 공동주택 택지공급이 시작됐다.
그러나 김문수 지사가 재임한 2011년 광교신도시에 마련하기로 한 신청사 건립 사업이 중단됐다.
김 전 지사가 재정악화를 이유로 기본 및 실시설계 중단을 지시하면서다.
이에 신청사 이전을 믿고 광교로 이사 온 입주민들이 사기분양이라며 김 지사를 직무유기 및 사기혐의로 수원지검에 고소하고 도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김 전 지사는 재임기간에 "재정상태가 호전되기 전까지 신청사 이전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도지사에 당선된 신임 남경필 지사는 "주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겠다"면서 신청사 이전 사업을 재개했다.
◇ 호화청사·재원마련 방안 논란
문제는 이전비용을 어떻게 마련해 어떤 건물로 짓느냐는 것이다.
성남시청, 용인시청과 같이 호화로운 청사라는 논란을 잃으키지 않고 건물을 짓는 것이 도의 우선순위다.
광교 신청사는 광교신도시 내 5만9천㎡에 지하 3층·지상 25층의 도청 신청사, 지하 2층·지상 6층의 도의회 신청사, 소방종합상황실 등 3개 건물로 구성될 예정이다. 3개 건물의 전체면적은 10만1천870㎡다.
부지면적은 충남도청(13만6천464㎡)의 43%, 경북도청(24만5천㎡)의 24%, 전남도청(23만1천781㎡)의 25% 수준이다.
건물 연면적은 경북도청(14만3천59㎡)의 78%인 11만1천138㎡다.
공사비는 2천716억원(추정)으로 서울시(2천758억원)와 경북도(3천180억원)보다 적다.
공무원 1인당 실면적이 31.8㎡로 서울시청(39.1㎡), 충남도청(46.0㎡), 경북도청(50.8㎡), 전남도청(54.4㎡)보다 좁다.
이런 수치로 봤을 때 경기도 신청사는 호화청사가 아니라는 것이 경기도의 논리다.
다음으로,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 방안도 논란거리다.
경기도는 지난 18일 신청사 건립재원 4천143억원 가운데 건축비 2천716억원을 공유재산 21건을 2027년까지 매각해 충당하겠다는 재원방안 대책을 발표했다.
다만, 2018년까지 완공하기 위해 지방채를 활용해 먼저 공사를 진행하고 나중에 공유재산 매각비용으로 지방채를 상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건축비 외에 토지매입비 1천427억원은 토지주인 경기도시공사로부터 도가 받는 이익배당금으로 상계처리해 비용부담은 없다.
그러나,경기도의회가 이런 재원마련방안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도의회 건설위원회 김종석(새정치민주연합·부천6) 의원은 "매각이 확실하다는 땅도 현재 부동산 경기로는 장담할 수 없다. 도가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는 올해 공사비 210억원을 지방채로 마련, 광교신청사 건립 특별회계에서 사용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편성해 지난해 말 도의회에 제출했지만, 도의회는 "빚을 내며 청사를 지을 수는 없다"고 불허하고 일반회계에서 50억원만 편성했다.
◇ 기존 청사와 다른 소통·개방·혁신 건물로 디자인
신청사의 디자인이나 규모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신청사는 지상 25층 규모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층수를 낮춰 옆으로 길게 눕히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지나치게 높은 건물은 시각적으로 위압감을 주고 호화청사 논란에 휩싸이기 쉽기 때문이다.
앞서 도는 2010년 광교 신청사 디자인 공모에서 지상 36층 규모로 제출해 당선한 작품에 대해 호화청사 논란을 우려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청사는 '소통과 개방'을 키워드로 한 혁신건물로 건립될 가능성이 크다. 구글오피스와 마이크로소프트, NHN 같은 건물이 모델이다.
청사 외부에는 시민들이 찾아와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아고라(AGORA)와 플라자(PLAZA) 같은 대형 광장이 조성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신청사는 기존의 위압적이고 권위적인 건물이 아니라 소통과 통합, 혁신공간으로 이용될 것"이라면서 "활용도와 대민서비스를 높이는 건물로 만들기 위해 기존 설계도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올해 설계를 마치고 11월 착공해 2018년 완공할 계획이지만, 설계변경에 시간이 걸려 착공시기는 늦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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