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남부연합기' 차량번호판 논란…소송 비화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24 05:05:27
미 텍사스 '남부연합기' 차량번호판 논란…소송 비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보수 성향의 미국 텍사스 주에서 '남부연합기'(Confederate battle flag)를 새긴 특별 차량번호판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텍사스 남부연합 전사들의 후예'(The Texas Sons of Confederates Veterans)이란 단체는 최근 자신들의 특별 차량번호판에 남부연합기를 새기는 것을 거부한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 소유를 인정한 남부연합 정부의 공식 깃발이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이 깃발이 인종차별주의 혹은 백인우월주의 등과도 일맥상통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콧 켈러 텍사스 주 검찰차장은 "차량번호판은 주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운전자들이 범퍼 스티커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드러낼 수 있지만, 차량번호판은 이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특별 차량번호판에는 '텍사스를 깨끗하게', '음주운전에 반대하는 엄마들'처럼 계도적이고 중립적 표현이 일반적"이라며 "'증오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남부연합기 문양은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텍사스 남부연합 전사들의 후예'의 변호인은 수정 헌법 제1조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내세우며 주 정부가 특별 차량번호판에 새겨진 문구를 검열할 권리가 없다고 맞섰다.
1심에서는 주 정부가 이겼으나, 항소심에서 제5순회 항소법원 측은 이 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법원의 판결은 주 정부가 특별 차량번호판에 문양·문구를 허용키로 했다면 그 메시지에 대해 차별할 수 없다는 게 요지다.
그러면서 노스캐롤라이나 주 정부가 반(反) 낙태 단체에 '생명선택'(Choose Life)이란 특별 차량번호판을 허용하면서도 낙태옹호 단체의 '선택존중'(Respect Choice)이란 문구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는 판례를 제시했다.
이 소송의 초점은 특별 차량번호판이 대변하는 주체가 누구이냐로 모아지고 있다. 결국, 이번 소송은 오는 6월 연방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판가름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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