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국채 ⅓ 마이너스 수익률…'과대평가' 우려
정크본드 투자 증가…미 기업들 채권 발행 최대 규모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23 18:53:13
유로존 국채 ⅓ 마이너스 수익률…'과대평가' 우려
정크본드 투자 증가…미 기업들 채권 발행 최대 규모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시행하는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 시장이 마이너스 수익률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유로존 국채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발행 당시 1조9천억 유로였던 국채들이 시장에서 1조4천400억 유로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존 중앙은행들은 500억 유로의 국채 매입을 포함해 월 600억 유로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독일과 핀란드 등 신용등급 우량국은 물론 슬로바키아나 아일랜드 등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들의 국채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만기까지 이들 국채를 보유하면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는다는 뜻이다.
물론 국채 투자자들이 만기 이전에 매입한 가격보다 가격이 오르면(수익률이 더 내리면) 국채를 매도해 수익을 낼 수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유로존 19개 국가는 평균적으로 10년 만기 국채를 불과 0.5%의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전 이탈리아나 포르투갈이 발행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에 근접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각각 1.21%, 1.64%에 그친다.
투자자 입장에서 그만큼 투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따라 유럽 투자자들이 금융위기 이후 꺼려왔던 위험 자산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투자청(NBIM)은 BBB 등급 이하 회사채 비중을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7.5%에서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8.3%로 높였다.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다.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 채권을 사들이는 한편 가나와 모리셔스 국채 보유를 늘리고 나이지리아 국채도 처음으로 투자했다.
NBIM 보유 자산 중 최상위 신용등급 회사채 비중은 0.1%에 불과하다.
유럽 최대 보험사인 알리안츠도 국채 대신 모기지 대출, 인프라 투자 대출, 신흥시장 등을 선호하고 있다.
알리안츠의 안드레아스 그루버 투자운용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이너스 수익률인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오직 금리가 내리는 선택을 취하는 것으로 금리가 오를 때의 선택은 없다"고 말했다.
JP모건 애셋 매니지먼트의 채권펀드매니저 레인 스틸리는 "저금리와 가라앉은 인플레이션이 정크(투기등급) 회사채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유럽 채권시장 여건이 미국 기업들에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기업들은 32억8천만 유로의 정크 본드를 발행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런 가운데 '버블'(거품) 우려도 번지고 있다.
영국 공인재무분석사협회(CFA UK)가 300명의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명 가운데 4명이 채권이 과대평가됐다는 인식에 동의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들은 국채를 가장 과대평가된 자산으로 여겼으며 회사채도 유례없이 과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인베스텍(Investec)의 존 스톱폴드는 "투자자들이 하이일드 채권과 회사채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버블이 있을 수 있다"며 "시장 흐름이 반전하면 갑작스러운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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