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자진사퇴 김호철 감독 "성적, 내가 책임져야 한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23 17:43:29
자진사퇴 김호철 감독 "성적, 내가 책임져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누군가 성적에 대해 책임져야 합니다. 당연히 제 책임 아니겠습니까."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사령탑에서 물러난 김호철(60) 감독은 웃음으로 아쉬운 마음을 감추려 했다.
구단이 자진사퇴 소식을 발표한 23일 김호철 감독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발표가 나니 차라리 속이 시원하기도 하나"며 웃었다.
그는 "정규리그가 끝난 후 곧바로 구단에 '감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구단에서는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함께 헤쳐나가자'라고 나를 설득했다. 하지만 누군가 성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고, 당연히 내가 그 책임자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유를 설명했다.
2004년 현대캐피탈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2005-2006, 2006-2007시즌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2010-2011시즌 도중 감독직에서 물러난 그는 2012-2013시즌 드림식스 사령탑으로 코트에 복귀했고,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무릎을 꿇은 현대캐피탈은 올해 15승 21패로 5위에 그쳤다.
2005년 출범한 프로배구에서 현대캐피탈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건,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외국인 선수 리베르만 아가메즈가 부상과 부진을 겪으며 팀을 떠났고, 대체 선수 케빈 레룩스는 다른 팀 외국인 선수보다 파괴력이 떨어졌다.
악재가 겹친 시즌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런 상황을 헤쳐나가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며 "부진한 성적을 내고 어떤 변명을 하겠나. 모두 내 책임이다"라고 성적 부진의 책임을 스스로 떠안았다.
김 감독은 "솔직히 시즌 중에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하지만 나보다 선수와 팬, 구단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팀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했고 사령탑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재차 설명했다.
팀을 떠나지만 현대캐피탈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김 감독은 "구단이 배구단에 애정이 있고, 팀에 좋은 선수도 많다"며 "잘 추스르고 다음 시즌에 꼭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 감독은 "당분간 쉬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후임 사령탑 선임 작업을 시작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그동안 구단에서 김호철 감독님을 설득해왔다"며 "감독 선임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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