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무기중개상 이규태 일광 회장 체포…영장방침(종합3보)
1천365억원 규모 공군 EWTS 도입 관련 납품대금 부풀리기 혐의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11 21:10:28
△ 압수수색 마친 합수단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사업(EWTS) 비리 의혹이 제기된 무기중개업체 일광공영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일광그룹 본사 인근의 이태규 회장 개인 사무실에서 수사관들이 압수물품을 차량에 옮기고 있다.
거물 무기중개상 이규태 일광 회장 체포…영장방침(종합3보)
1천365억원 규모 공군 EWTS 도입 관련 납품대금 부풀리기 혐의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김계연 기자 =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지난해 11월 출범 후 처음으로 거물 무기중개상을 체포하면서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합수단은 11일 오전 무기중개업체 일광공영 이규태(66) 회장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자택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군 안팎에서 거물 무기중개상으로 알려진 이 회장은 지난해 합수단 출범 후 여러 방위사업 관련 비리 의혹으로 가장 먼저 수사선상에 올랐던 인물 중 한 명이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일광공영이 중개한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사업에서 납품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정부 예산 수백억원을 더 타내 리베이트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EWTS는 요격기와 지대공 유도탄, 대공포 등 적의 공중 위협으로부터 조종사의 생존능력을 높이기 위한 전자방해 훈련장비다. 총 사업규모는 1천365억원에 이른다.
일광공영은 2002년부터 대리점 계약을 맺어온 터키 무기업체 하벨산사와 방위사업청 사이의 거래를 중개했다.
합수단은 일광공영 계열사들이 하청업체로 참여하면서 저가부품 납품을 주도해 장비 품질과 가격을 떨어뜨리는 수법으로 대금 부풀리기를 시도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합수단은 EWTS 사업에 협력업체로 참여한 SK C&C의 전 국방전략담당상무 권모(61)씨도 함께 체포했다. 권씨는 SK C&C가 일광공영 자회사인 일진하이테크에 재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 공모해 사업비를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SK C&C는 훈련시스템 구축 등 500억원대 사업을 맡았다. 이 가운데 일진하이테크에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지급된 200억원 안팎이 부풀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역 공군 준장 출신인 권씨는 방사청에서 EWTS 담당인 감시정찰사업부장으로 일하다가 SK C&C에 취업했다. 일진하이테크 고문을 맡는 등 퇴직 후에도 EWTS 사업에 계속 관여했다.
합수단은 이 회장과 권씨가 사업자·협력업체 선정단계부터 사업비를 부풀리기로 공모했는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합수단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12일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군은 2012년 6월 EWTS 인수식을 열었으나 핵심장비가 마련되지 않아 작동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문제가 벌어졌다.
이 밖에도 이 회장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 능력보강 사업과 관련해 군 기밀을 몰래 입수한 의혹도 받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일광공영을 설립한 뒤 30년 넘게 무기중개를 해온 이 회장은 러시아제 무기를 도입하는 '불곰사업' 과정에서 배임·횡령 혐의가 드러나 2009년 구속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계열사인 연예기획사 일광폴라리스 소속 클라라(29·본명 이성민)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구설에 올랐다.
합수단은 이날 이 회장을 체포하면서 일광 룹 본사와 이 회장 및 권씨 자택 등 17곳을 압수수색해 무기중개사업 내부문건과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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