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FBI 출신 미국 전문가 "한국 사이버 보안 수준 높다"
"모두 연결돼 모두 취약한 사회…코드 문맹 퇴치 절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11 06:39:42
△ 미국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이자 미래 범죄 이론가인 마크 굿맨이 10일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 초청 강연회에 이어진 북사인회에서 저서 '미래 범죄'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2015.3.11 chicagorho@yna.co.kr
인터폴-FBI 출신 미국 전문가 "한국 사이버 보안 수준 높다"
"모두 연결돼 모두 취약한 사회…코드 문맹 퇴치 절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한국 정부는 사이버 보안 전략 수립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사이버 이슈를 잘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며, 사이버 보안 수준 역시 크게 앞서 있다."
미국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이자 미래 범죄 이론가인 마크 굿맨은 10일(한국시간)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 초청 강연회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우리 정부 차원의 사이버 보안 시스템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미국 연방수사국(FBI) 정보요원을 거쳐 실리콘밸리의 싱귤래리티 대학에 미래 범죄 연구소를 설립하고 글로벌 보안 자문으로 활동 중인 굿맨은 "한국 경찰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며 "한국은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와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수준 높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인터폴과의 공조 체제도 잘 구축돼 있다"고 평했다.
그는 북한의 해킹 능력에 대해서는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피한 뒤 "언론에는 북한이 인터넷 해킹이나 사이버 범죄에 관심이 큰 것으로 그려지고 있으나 내가 직접 수집한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굿맨은 이날 '사이버 범죄와 디지털 디스토피아'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우리가 미래 세계의 일로 생각했던 일들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면서 "사진 한 장으로 열쇠를 복사하고 버튼 하나로 신분증을 복사한다. 테크놀러지의 발전이 놀라운 경험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모든 테크놀러지는 해킹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 스마트 TV의 음성 인식 기능을 예로 들면서 "TV가 인간과 상호작용하고 음성 명령을 수집한다"고 지적한 뒤 최근 발간한 저서 '미래 범죄'(Future Crime)의 문구를 인용해 "모든 것이 연결돼 있어 모두가 취약하다"며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굿맨은 "테크놀러지 발달로 사이버가 범죄에 보편적으로 이용되면서 범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범죄 조직이 경찰보다 먼저 휴대폰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적발되지 않도록 자신들만의 이동전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동한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인이 볼 수 있는 웹(visible web)은 심층 웹(deep web·dark web)의 1/5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가공할 수준의 온라인 마약 거래 사이트, 국가와 기업의 사이버 시스템 해킹 사례 그리고 무인비행기(드론)에 의한 마약 운송·감시 현황 등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대형 슈퍼마켓 체인 '타겟'(Target)의 최대 7천만 명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온라인에 연결된 에어컨 조절 시스템 해킹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웹 카메라로 침실을 엿볼 수 있고, 자동차 해킹으로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시대다. 사람 몸도 해킹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굿맨은 "현재 아이폰 하나에 들어 있는 컴퓨팅 사이클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낼 당시 컴퓨팅 사이클보다 더 많다"며 "테크놀러지는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 지금 골프공 만한 수준이라면 3년 내에 태양 만해질 것이다. 21세기가 끝나기 전 과거 2만 년에 걸쳐 이뤄진 것 이상의 변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코드 문맹 퇴치가 관건"이라며 "사이버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 코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코드를 컨트롤 하는 것이 세상을 컨트롤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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