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지문 날인해 상점서 사재기 막겠다"

전국 상점에 지문 날인기 2만개 도입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09 00:10:27

베네수엘라 "지문 날인해 상점서 사재기 막겠다"

전국 상점에 지문 날인기 2만개 도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가 사재기 등을 막으려고 전국 상점에 2만 개의 지문 날인기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물건을 사재기해 비축하거나 국외로 빼돌리는 전문 조직이 생활필수품 난을 조장한다는 정부의 판단에 의해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러한 행위가 콜롬비아 접경 도시에서 횡행하는 것으로 보고 작년 8월부터 지문 날인제 도입을 예고한 뒤 일부 지역에서 시행을 해왔다.

전국 상점에 지문 날인기가 설치되면 한 소비자가 같은 제품을 여러 번 사들이거나 구매하는 분량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할인점 등을 포함한 상점들에는 식용유나 화장실 휴지, 기저귀 등 일반 가정에서 필요한 생필품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현상이 '경제 전쟁'을 일으키려는 범죄 조직들 때문이라고 전적으로 책임을 돌리지만, 외부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오랜 기간 물가를 강제적으로 조절하고 외환 시스템을 통제하면서 국내 제조업 체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공산품을 포함한 생필품들은 인접한 콜롬비아에서 큰 차익을 남기고 되팔 수 있기 때문에 밀매업자들을 양산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시중 가격은 ℓ당 20원으로 콜롬비아의 60분의 1 수준이고, 화장실 휴지 등은 10분의 1 가격에 팔린다.

정부 당국은 작년 10월 기름 드럼통 등이 쌓인 사재기 창고를 적발하는가 하면 생필품을 밀매한 경제 사범 1천30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의 가격 통제는 정권의 지지 기반이 되는 서민층을 위한 대중영합주의 정책에 기인한다는 지적도 일부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 나온다.

수출의 95%를 매장량이 풍부한 석유에 의존하고 공산품 대부분을 수입하는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세 속에서 분유 등 가정에 필요한 물건부터 자동차 부품까지 모든 제품을 들여오기 위한 달러의 기근 현상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 볼리바르화는 현지 암시장에서 최근 가치가 폭락하면서 고시 환율의 40분의 1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브라질,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의 외무장관으로 구성된 남미국가연합(UNASUR) 대표단은 6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만나 세제와 식용유 등 생필품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UNASUR 대표단은 또 최근 수도 카라카스 시장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체포되는 등 야권과 정부가 대립하는 것과 관련해 대화를 통한 정국 안정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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