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속 주말 전국 곳곳서 산불 15건 잇따라

논·밭두렁 소각 부주의에 극심한 가뭄…대형 산불 우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08 18:36:17

△ 물뿌리는 헬기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8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구성리에서 발생한 산불진화에 투입된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2015.3.8 momo@yna.co.kr

건조한 날씨속 주말 전국 곳곳서 산불 15건 잇따라

논·밭두렁 소각 부주의에 극심한 가뭄…대형 산불 우려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의 대지가 바싹 메말라 있는 가운데 3월 첫 주말과 휴일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야외 활동이 늘면서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잇따랐다.

8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15건으로 1.04㏊의 산림이 소실됐다.

◇ 포근한 날씨…논·밭두렁 소각 부주의

8일 오후 3시 22분께 전남 보성군 득량면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이 난 곳은 전날 주민이 밭두렁을 태우다가 불씨가 야산으로 번져 임야 0.03㏊를 태우고 1시간 30여분 만에 진화된 곳이다.

앞서 오전 11시24분께 장성군 진원면 인근 야산에서도 불이 나 산림청 헬기 등이 대거 투입돼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강한 바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전 11시께는 강원 고성군 죽왕면 구성리 야산에서 난 불로 사유림 0.5㏊가 소실됐다. 이날 불은 주민이 농산 부산물을 태우다가 불씨가 옮아 붙어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오후 1시 58분께는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의 한 야산에서 담뱃불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나 사유림 0.1㏊가 불에 탔다.

지난 7일 오후 2시 54분께 전남 진도군 의신면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일대 산림 0.5ha를 태우고 2시간여 만에 꺼졌다. 앞서 오전 11시 19분께는 보성군 득량면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임야 0.03ha를 태우고 1시간 30여 분만에 진화됐다.

산림 당국은 주민이 밭두렁을 태우다가 불이 산까지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후 1시 14분께 곡성군 곡성읍의 한 들판에서도 주민이 밭에서 쓰레기를 태우다가 불이 번져 철쭉 100여 그루 등을 태우고 30여 분만에 진화됐다.

같은 날 낮 12시 54분께 경기 양평군 용문면 오촌리 용문산 밑자락에서 논두렁을 태우다 부주의로 산불이 나 임야 0.2㏊를 태우고 50분 만에 진화됐다.

오전 10시 54분께 양평군 양동면 고성리의 야산에서도 쓰레기 소각 도중 옮아붙은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임야 0.06㏊를 태우고 2시간30여 분만에 꺼졌다.

◇ 목 타는 동해안…대형 산불 우려

이틀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의 상당수는 논·밭두렁 태우기나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의 부주의 탓으로 산림 당국은 보고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논·밭두렁 소각이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산불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특히 동해안 지역의 지난 겨울 강수량은 예년의 20∼30%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목이 타들어가는 극심한 가뭄 탓에 대형 산불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지난 겨울 눈이 거의 내리지 않고 산 위에 쌓인 눈이 없다 보니 작은 불씨가 옮겨 붙어 큰불로 번지고 있다.

논·밭두렁 태우기는 '득보다 실이 많다'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논·밭두렁에 서식하는 생물 가운데 해충은 11%에 불과하지만 이들 해충의 천적이 89%에 달하기 때문에 두렁을 태우면 천적이 더 많이 죽는다는 것이다.

김부성 농촌진흥청 지도관은 "두렁을 태우고서 약 60일이 지나면 식생과 동물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75일이 지난 5월 초순이면 태우기 전으로 완전히 회복된다"며 "그런데 천적류의 복원이 해충보다 늦어 두렁 태우기는 방제에 오히려 역효과"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재 강원 동해·강릉 평지 등 2곳에 건조경보가, 전국 30개 시·군에 건조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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