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택시 타고 학교 간다"…전북 농촌지역 확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06 11:37:21

"우린 택시 타고 학교 간다"…전북 농촌지역 확산



(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제대로 아침밥을 먹을 수 있어요. 5분 더 자는 꿀맛, 아시죠?"

고교 1학년인 김모(16·전북 완주군 경천면)군처럼 새 학기 들어 싱글벙글한 학생들이 많아졌다.

3월부터 전북 농촌지역 일부에 '중·고등학생 통학 택시'가 운행되기 때문이다.

완주군, 진안군, 임실군 등 버스가 다니지 않는 오지 마을이 많은 지자체가 먼저 도입했다.

덕분에 지역별로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의 학생이 작년 이맘때보다 훨씬 여유로운 아침을 맞게 된 것이다.

통학택시는 학생이 사는 마을과 이들 중·고등학교를 정기운행 또는 콜제로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학생은 탑승지에서 해당 학교까지 이동하며 요금으로 1천원, 차상위 계층의 학생은 500원 혹은 무료다.

거리에 따른 나머지 택시 요금은 군에서 부담한다.

이용횟수는 등·하교를 기준으로 하루 2회를 원칙으로 하고 휴일 및 방학은 지원에서 제외된다.

대상은 통학거리가 편도 2km 이상이고 노선버스 등 이용이 불편해 도보 또는 자전거 등으로 통학하는 학생이다.

이 택시를 이용하는 학생 대부분은 버스 승강장까지 30분 안팎을 걸어나와야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차디찬 눈바람과 이글거리는 햇볕을 머리에 지고 매번 여름과 겨울을 나야 하는 불편이나 수고를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김군은 "시간에 쫓겨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한 채 집에서 버스 승강장까지 전력 질주했는데, 막 떠나버린 버스를 타지 못했을 때…다리에 힘이 쫙 풀리면서 그대로 주저앉곤 했어요"라며 불과 몇개월 전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러면서 "그렇게 버스를 놓치고 나면 괜히 제 잘못인 거 같아 속상하고 자책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다음 버스를 기다리거나 비싼 콜택시로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이젠 자가용 같은 택시로 학교와 집을 오갈 수 있어 몸과 마음이 편합니다"라고 했다.

고마움은 학생들뿐이 아니다.

손님이 없어 장시간 터미널이나 시장 근처에서 차를 세워놓고 몇 시간이고 대기하던 택시기사들에게도 통학택시는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택시기사 이모(48·진안군 진안읍)씨는 "날이 쌀쌀해 손님이 거의 없는 요즘에는 기름값(가스비)마저 아까워 아예 시동을 꺼놓고 벌벌 떨며 대기하는 것이 다반사"라면서 "다행히 아침·저녁에 학생들을 실어나르면서 돈벌이가 되고 있다"고 반겼다.

이재문 완주군 건설교통과장은 "통학택시 운행은 교통 사각지대인 오지마을에 사는 학생들에게 교통복지혜택이, 어려움을 겪는 택시업계에는 경제적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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