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명예교사로 나선 이재정 교육감 "배우고 갑니다"
서호중 2학년 교단올라…학생들 "와닿는 수업"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3-04 15:42:07
△ 학생들과 '셀카봉'으로 기념사진 찍는 이재정 교육감
(수원=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서호중학교 2학년 4반 1일 명예교사로 나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수업을 마친뒤 학생들과 '셀카봉'을 이용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5.3.4 <<경기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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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명예교사로 나선 이재정 교육감 "배우고 갑니다"
서호중 2학년 교단올라…학생들 "와닿는 수업"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4일 오후 1시 30분. 수원시 권선구 서호중학교 2학년 4반 교실 교단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올라 학생들 앞에 나섰다 .
이날 이 시간만큼은 교육감이 아닌 명예교사였다.
청바지 차림을 한 이 교육감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책상에 옹기종기 앉아 있던 남녀학생 23명은 환호와 박수로 교육감을 맞이했다.
환한 표정으로 학생들과 인사한 이 교육감은 학생 한명 한명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반가워했다.
이 교육감이 자신의 첫인상을 물어보자 한 남학생이 손을 들고 '할아버지 같아요'라고 대답했고 교실은 이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하자 이 교육감은 손수 준비해온 14페이지 분량의 PPT가 뜬 화면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면에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문과 함께 평소 이 교육감이 교육자료로 눈여겨 봐왔던 다양한 도면과 그림자료가 연이어 등장했다.
수업은 도면과 그림자료로 화두를 던진 뒤 '중2병이란 무엇인가', '관점의 차이와 다양한 관점의 중요성', '공부란 무엇인가' 등을 주제로 학생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교육감이 작은 삼각형 30여 개가 무질서하게 나열된 도면을 가리키며 "삼각형이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라고 질문하자 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손을 들어 "동서남북으로요", "아래로요", "보는 관점에 따라 다 달라 보여요"라며 적극 참여했다.
이 교육감은 학생들의 답변에 일일이 "훌륭한 답변입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라고 말하며 격려했다.
이 교육감은 "공부라는 건 책상에 앉아 얕은 부분만 보는 게 아니라 더 멀리 더 깊게 볼 수 있는 시각을 만드는 것"이라며 "나만의 틀, 고정관념을 깨고 새 꿈을 담는 것 그게 바로 공부 아니겠는가"라고도 강조했다.
"교육감이 누군지 몰라요", "얼굴도 본 적 없어요"라며 1일 명예교사에 대해 무덤덤했던 학생들도 45분간의 수업이 끝나자 "또 와달라"며 아쉬워했다.
박소정 양은 "PPT 자료 중에 새가 새장 밖에 있고 사람이 안에 있는 그림이 가장 와 닿았다.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거랑은 확실히 달랐고 사회에 나가서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교실을 떠나기 전 이 교육감은 4·16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직접 준비해 온 '셀카봉'으로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첫 수업을 끝낸 이 교육감은 취재진을 만나 "학생들과 호흡하면서 여러 가지 느낌이 많았고 내가 무엇을 전하기보다 배우고 가는 입장이다"며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을 알려고 수업에 나선 것이다. 교장·교장 선생님께서도 학교 경영을 학생중심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수업에 나서주길 바란다. 희망사항이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감은 앞으로 매주 1번씩 도내 초·중·고교에서 1일 명예교사로 수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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