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식지 서울주보 2천호 발행
교회 소식 뿐 아니라 인권탄압 비판 목소리도 전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27 11:23:45
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식지 서울주보 2천호 발행
교회 소식 뿐 아니라 인권탄압 비판 목소리도 전달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매주 발행하는 소식지 '서울주보'가 3월1일로 발행 2천호를 맞는다.
1978년 5월 7일 가톨릭 교회 홍보주일을 맞아 창간된 서울주보는 매주 24만 부가 발행되고 있으며 교구 내 147만여명의 신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국장인 허영엽 신부는 "1970년대 이전까지 주보는 본당 단위로 발행하는 전례지 위주였지만 교구 통합 주보인 서울주보가 탄생하면서 복음 해설, 신앙 나눔, 교리교육에 교회 소식까지 전달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서울주보는 교회의 소식 뿐 아니라 과거 정부의 인권 탄압에 대한 천주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이 벌어진 뒤 발행된 1987년 2월1일자 주보는 1987년 1월2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렸던 '박종철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위한 인권회복 미사'에서 당시 김수환 추기경이 했던 강론을 실었다.
당시 김 추기경은 "오늘 이 성전에서 근본적으로 박종철군의 책임이 있는 이 정권에 대해 우선 하고 싶은 한마디 말은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하는 것"이라고 꾸짖으며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는 지속적인 불의의 사태는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보이며 그 실증을 우리는 현 정권이 자신을 반대하는 모든 사람을 힘으로 다스리고, 또 그 중 상당수를 공산주의자들에게 적용하는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는 극심한 '인권침해' 실태에서 볼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 지금은 세상을 떠난 정채봉, 박완서, 최인호 같은 천주교 신자 문인들이 신앙생활의 단상을 전하는 '말씀의 이삭' 코너는 서울주보에서 가장 열독률이 높은 코너였다고 서울대교구 측은 전했다.
'말씀의 코너'에 실린 글들은 '슈퍼스타'라는 별도의 책으로도 출간됐다. 1988∼2012년 연재했던 최인호 작가도 주보에 실었던 원고를 모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라는 책을 냈다.
서울대교구는 2007년 7월에는 주보를 통해 교구 재무제표를 공개해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3월1일 배포되는 2천호 특집호에는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추기경 등 성직자들과 정호승 시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가수 하춘화, 배우 안성기, 김해숙, 방송인 김제동 등 각계각층의 가톨릭 신자 50여 명의 축하 글이 실렸다.
서울주보는 3월 한달 간 2천호 발행기념 신앙생활 체험수기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들을 연재한다.
또 주보 특별판인 '가톨릭서울'을 신설하고 다음달 1일부터는 인터넷 뉴스 페이지도 개설한다.
다음 달 5∼16일 서울 명동의 갤러리 1898에서는 2천호 발행을 기념해 서울주보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도 열린다.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서울주보가 점점 더 우리 교구 신자들의 소통뿐 아니라 말씀의 교육과 영성적 발전에 큰 기여를 하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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