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NSA 정보협조요청에 "뒷문 열어놓기 어렵다" 불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25 10:25:09
야후, NSA 정보협조요청에 "뒷문 열어놓기 어렵다" 불만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야후의 임원과 국가안보국(NSA) 수장이 사이버보안 관련 회의에서 날카로운 설전을 벌여 오바마 행정부와 실리콘 밸리의 갈등을 다시 드러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렉스 스타모스 야후 CIO(최고정보책임자)는 지난 23일 회의 발언을 통해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시스템에 은밀히 접근할 수 있는 이른바 '뒷문'을 정부측에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했다.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은 사법당국이 영장이나 기타 법적 허락을 받고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해 "스노든 사건 이후 시계추가 너무 지나치게 한방향으로 쏠렸다"며 암호화 기술의 발전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로 애플과 구글의 최신 스마트폰 운영체제(OS)는 이들 기업 스스로도 뚫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암호화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다수의 IT업계 경영진들과 프라이버시 전문가들은 이런 형태의 암호화야말로 해킹에 맞서 고객들의 정보를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어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스타모스 야후 CIO는 "우리가 시스템에 허점이나 미국 정부를 위한 마스터 키를 구축해야 한다면 우리가 중국 정부, 러시아 정부,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 이스라엘 정부, 프랑스 정부를 위해서도 무엇을 해야 한다고 보느냐. 우리가 어느 나라에 뒷문을 제공해야하느냐"고 따졌다.
그는 암호화 시스템에 뒷문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방풍유리에 구멍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마이클 로저스 NSA국장을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로저스 국장은 기업들이 사법당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실현 가능하겠지만 합의된 법적 틀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물러섰다. 또 업계와 사법당국이 노력하면 나아갈 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스 국장은 다만 안보 위협은 증대하는 반면 당국에 대한 신뢰는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가로서는 힘든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스노든 사건 이후 고도의 암호화 기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열흘 전 백악관이 업계와 사이버보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에서 개최한 회의에서도 갈등의 흔적이 역력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재한 이 회의에는 애플 CEO인 팀 쿡이 참석해 발언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주요 IT기업 대표들은 불만의 표시인 듯 회의 초청을 거절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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