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남들이 안 간 길 도전해야"

연세대서 특강…"창업자가 추구해야 할 것은 경쟁 아닌 독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24 18:03:43

△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연세대 특강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전자결제시스템 회사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투자가인 피터 틸이 24일 오후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백양콘서트홀에서 '더 나은 미래, 제로 투 원이 돼라'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15.2.24 jieunlee@yna.co.kr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남들이 안 간 길 도전해야"

연세대서 특강…"창업자가 추구해야 할 것은 경쟁 아닌 독점"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우리가 아는 훌륭한 기업은 전부 '독점 기업'이란 것을 기억하세요. 창업하려는 사람이 추구해야 할 것도 경쟁이 아닌 독점입니다."

세계 최대 전자결제시스템 회사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투자가인 피터 틸(48)은 24일 오후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서 열린 특강에서 대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틸은 페이팔을 통해 안전한 온라인 상거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날 연세대 경영대학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더 나은 미래, 제로 투 원이 돼라'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틸은 페이팔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OS), 구글의 검색엔진 등 창업 사례를 소개하며 "전 세계 그 어떤 기업도 모방하지 않은 곳이 바로 훌륭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적인 측면에서 다른 사람들이 걷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대답을 하는 것이 곧 '좋은 답'일 수 있다"고도 말했다.

틸은 지난해 발간한 저서 '제로 투 원(ZERO to ONE)'에서도 성공한 기업이 되려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시장을 공략할 때 큰 회사 혹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 대신 '소수'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한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틸은 구체적으로 "페이스북 역시 처음 등장했을 때 하버드 재학생 1만 2천 명만을 대상으로 한 '작은 시장'에서 시작했다"며 "하지만 단숨에 시장 점유율 60%를 달성하는 데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틸은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이다.

"일반적으로 '루저(loser·패배자)'는 경쟁을 못하거나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한 사람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자라나면서 우리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시장의 거품현상 등을 목격하게 되죠. 우리는 이런 경쟁에 최대한 저항해야 합니다."

강연 후 '철학과 법학 전공자로서 IT기업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 틸은 "창업은 자신이 실행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나는 암호기술을 화폐와 결합시키는 것에 관심이 있었고 이것이 페이팔 창업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이유로 창업하는 것은 거부나 유명해지고 싶다는 뜻"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특강에는 대학생 등 700여 명이 강연장을 채웠고,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참석했다.

안 전 공동대표는 강연 후 취재진에 민관 협력체인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견해를 묻고 싶었다면서 "새로운 혁신이라는 것이 자생적으로 좋은 토양에서 되는 거지 정부나 대기업이 주도해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 규모나 국토 면적에서는 한 곳에 집중해도 성공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데 17곳에 분산해서, 사실 그게 역량을 분산한다면 성공확률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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