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더 줄면 안 돼'…동문회가 홍보 나선 초등학교

울산 척과초 동문회 '입학생 특혜' 현수막 걸고 홍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24 15:29:31


'학생 더 줄면 안 돼'…동문회가 홍보 나선 초등학교

울산 척과초 동문회 '입학생 특혜' 현수막 걸고 홍보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1인 1스마트기기 활용, 방과후 차량 무료 운행'

원생을 유치하기 위한 사설학원 광고가 아니다.

울산 울주군의 한 시골 초등학교 동문회가 내건 학교 홍보 현수막에 적힌 내용이다.







24일 울주군 범서읍 서사교 바로 옆에는 '척과초등학교'의 장점과 학생에게 주는 혜택을 써놓은 현수막이 한 달째 걸려 있다.

학교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을 보다 못한 동문회가 나서서 학교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에 홍보 현수막을 붙인 것이다.

올해 3월 척과초에 다니게 될 신입생은 3명. 그마저도 학부모 한 명이 학생 수가 너무 적다며 입학 전 다른 학교로 옮길 것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동문회는 지난해 말 이 같은 사정을 듣고 학교 분위기가 위축될 것을 우려해 학교의 장점을 홍보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머리를 맞댔다.

유재근(56) 동문회장은 "내년에도 신입생 수가 적으면 통합학급을 운영해야할 판이다"며 "학교 분위기가 위축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뭐라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통합학급은 학생 수가 적어 서로 다른 학년을 한 개 반으로 묶는 것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연속하는 두 개 학년의 총 학생 수가 8명 이하면 통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척과초는 올해 3월 예상 기준으로 1학년 3명, 2학년 17명, 3학년 14명, 4학년 11명, 5학년 11명, 6학년 12명, 특수학급 7명으로 내년 신입생이 5명 이하면 1·2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한 살 차이라도 발달 정도가 크게 다른 시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통합학급이 정상적인 운영형태는 아니다.

동문회가 나선 것도 후배들에게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조성해 주고 싶어서다.

실제 이 현수막을 보고 간간이 전학이나 입학 문의 전화가 오고 있으며 최근 울산 시내 초등학교에 갈 신입생 1명이 척과초로 전·입학 의사를 밝혔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이영래 척과초 교장은 "소규모 시골학교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도시에 비해 확연히 적어 학생 생활과 밀착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학생 수가 너무 없으면 교과 운영 자체가 어려워서 적정 학생 수를 유지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척과초는 교육부, 교육청, 울주군 등의 지원과 자체 예산 등으로 3학년 이상 학생 1인당 태블릿 PC 1대 지급(교실 내 사용), 방과후 수업비 무료, 방과후 차량 무료 운행, 졸업생 모두에게 소정의 장학금 지급 등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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