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EPA=연합뉴스DB)

인도 석학, 모디 정부 비판하며 대학총장 연임 포기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199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인도 출신 석학 아마르티아 센(82)이 나렌드라 모디 정부를 비판하며 지난해 인도에 설립된 날란다 대학 총장직을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센은 최근 날란다 대학 이사회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인도 학계는 정부를 비판하는 데 매우 취약하다"며 정부가 자신의 연임을 바라지 않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대학의 발전에 부담을 주기 싫다며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미국 시간)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중순에 열린 대학 이사회에서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자신의 총장직 연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음에도 승인권이 있는 프라나브 무케르지 대통령이 지금까지 연임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이는 다른 요인이 개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 NDTV와 인터뷰에서는 "대학 총장을 결정하는 것은 이사회의 일"이라며 "모디 총리가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정부가 이에 관여하는 것은 균형잡힌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센은 앞서 모디 총리가 2002년 구자라트 주 총리로 있을 때 힌두교도의 이슬람교도 학살을 방치하는 등 소수자 보호에 소홀했다며 지난해 5월 인도 총선 이전부터 그가 총리가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어느 후보자를 지지하느냐는 것은 내 자유이고 대학 총장직과는 별개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센의 주장에 인도 정부는 대학 이사회의 회의자료를 늦게 받아 결정이 늦어졌을 뿐이었다며 정부가 그의 연임을 반대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시에드 악바루딘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는 이사회 회의자료를 이달 13일에야 받았으며 아직 승인 결정 기간이 남아 대통령에게 자료를 보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날란다 대학은 인도 동북부 비하르주에 5∼13세기 있었던 불교 교육기관 날란다를 현대적으로 되살리자는 센 등의 주장에 따라 중국, 싱가포르 등의 자금 지원을 받아 지난해 설립됐다. 설립 근거법에 따라 대학 사무에 대통령과 외교부가 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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