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극단주의 폐해 다룬 영화 '팀북투', 세자르상 석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21 12:10:26
종교 극단주의 폐해 다룬 영화 '팀북투', 세자르상 석권
(파리 AP.AFP=연합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지배 아래에서 고통받는 아프리카 주민들을 그린 영화 '팀북투'가 프랑스의 오스카상에 해당하는 세자르상의 7개 부문을 석권했다.
아프리카 모리나티아 출신 감독 압데라만 시사코가 제작한 '팀북투'는 20일(현지시간)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제40회 세자스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최고감독상을 포함한 7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 영화는 2012년 이슬람 극력무장집단인 알 카에다에 일시 점거된 말리의 고대 도시 팀북투의 주민들이 겪은 온갖 고초를 담담히 그려낸 작품이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할 만큼 평단의 뜨거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영화 '팀북투'는 잔혹한 이슬람 교조주의를 강요하는 알카에다에 맞선 주민들의 말없는 저항, 그들 나름의 생활양식을 지키고자 하는 조용한 투쟁을 휴머니즘과 인간에 대한 낙관적 시각으로 차분히 묘사했다.
알카에다 치하에서 여성들은 얼굴을 가려야 했고, 음악은 물론 축구조차 즐기지 못했다. 이를 어기면 매질을 당하거나 사지가 절단되는 보복을 당해야 했다.
시사코 감독은 당초 팀북투 현지에서 촬영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신변의 위협 때문에 촬영 대부분은 감독의 고향인 모리타니아에서 군인들의 보호 아래 이뤄졌으며 팀북투 현지 촬영은 일부 장면에 그쳤다.
시사코 감독은 "이미 해방된 상태의 팀북투에서 한 달간의 촬영을 마친 뒤 군부대 외곽에서 자살폭탄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프랑스와 벨기에인 제작팀을 거기로 데리고 간 것이 순진했음을 깨달았다. 손쉬운 목표물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북투는 말리를 식민지로 삼았던 프랑스가 무력으로 개입해 알카에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지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폭력사태로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팀북투는 사하라 사막을 지나는 대상들이 모여들던 고대 도시로 서유럽인들에게는 이국적이고 아득히 먼 장소를 지칭하는 대명사다. 하지만 아직도 불안이 지속돼 요즘은 서구인들에게는 가장 위험한 여행장소의 하나로 꼽힌다.
팀북부는 유적들이 많이 남아있는 덕분에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하지만 알카에다의 치하에서 이 도시의 문화 유산 조차 우상숭배라는 이유로 수난을 당했다. 무슬림 성인들의 사당들이 무너졌고 다수의 희귀 문서들이 파괴됐다.
지난해 성탄절을 전후해 프랑스와 미국에서 각각 개봉한 이 영화는 미국 오스카상 최우수영화상 부문에도 아프리카 영화로서는 유일하게 후보작으로 진출해 수상 여부가 관심을 끈다.
시사코 감독은 22일 열릴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게 된다면 "아프리카로서는 더할 수 없는 영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 7월 말리 북부에서 미혼의 남녀 커플을 돌을 던져 죽이는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본 것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팀북투는 "종교는 물론 외부인을 배척하지 않은 열린 신앙으로도 유명하다"면서 이런 것들도 알카에다에게 "인질로 잡혀 있던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자르상 최우수 남녀배우에는 프랑스의 떠오르는 신세대 배우 피에르 니네이와 아델 하에넬이 각각 선정됐다. 미국 배우로는 숀 펜이 평생공로상을, 여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최우수 여자조연상을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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