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헝가리, 천연가스 공급 등 다방면 협력 합의(종합)

유럽행 새 가스관 사업서도 협력키로…"푸틴, EU 분열 조장 의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8 17:04:01

러-헝가리, 천연가스 공급 등 다방면 협력 합의(종합)

유럽행 새 가스관 사업서도 협력키로…"푸틴, EU 분열 조장 의도"



(부다페스트·모스크바=연합뉴스) 양태삼 유철종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헝가리와 러시아가 17일(현지시간)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다방면에 걸친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헝가리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 회담한 후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다방면에 걸쳐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오르반 총리는 양국이 새로운 에너지 협력 협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나머지 세부 기술적 부분을 계속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에너지 협정은 헝가리가 20년 전 러시아와 체결해 올해 만료되는 협정을 대체할 것이라고 오르반 총리는 덧붙였다.

러시아는 새 협정을 통해 헝가리에 대한 가스 공급 계약 조건을 유리하게 바꿔줬다.

기존 계약에 따르면 수입자는 계약서 상에 명시된 규모의 가스를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고 그보다 적게 수입할 때도 부족분에 대한 가스값을 무조건 물어야 했다. 소위 '가져가든지 돈을 내든지'(take-or-pay)로 불리는 계약 조건이다.

하지만 새 협정에 따라 헝가리는 계약서 상의 연 수입량에 못 미친 가스는 나중에 수입하고 수입할 때 돈을 지불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헝가리는 2013년 연 59억7천만 입방미터(㎥)의 러시아 가스를 수입했고 지난해에는 53억3천100만 ㎥를 구매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수출을 위한 새 가스관 '사우스 스트림' 건설 프로젝트 폐기와 이 프로젝트를 대신할 '터키 스트림' 가스관 추진 계획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터키 스트림 프로젝트에서 헝가리와 협력하길 원한다는 기대를 밝혔다.

푸틴은 지난해 12월 터키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한 뒤 흑해 해저와 불가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사우스스트림 가스관 건설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당초 2018년까지 연 630억 ㎥ 수송 규모의 사우스 스트림 가스관을 건설해 우크라이나 경유 유럽행 가스관을 대체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럽과의 갈등으로 사우스스트림 가스관을 포기하고 대신 터키 스트림을 선택했다.

러시아는 자국 남부에서 흑해 해저를 통해 터키 서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건설하고 터키와 그리스 국경 지역에 유럽 국가 공급용 가스 허브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오르반 총리는 터키 스트림 사업에 대해 "어떤 프로젝트가 '사우스 스트림'을 대체하더라도 우리는 협력 가능성을 찾을 것"이라면서 "헝가리는 남유럽 가스관이 우리나라를 관통하는데 관심이 있으며 그러한 가스관을 건설하는데도 관심이 있다"면서 협력 의사를 밝혔다.

유럽연합(EU)이 사우스 스트림 건설 프로젝트를 접고 터키 스트림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러시아의 결정을 비판해 온 점에 미뤄 이같은 헝가리의 입장은 EU의 대러 강경 노선과 배치되는 것이다.

한편 푸틴과 오르반 총리는 이날 고등교육과 보건, 원자력 전문가 훈련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러시아 중부 도시 카잔에 영사관을 개설하는 내용의 5개 부문 협약에도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가 작년 말 모스크바를 방문한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날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무명용사 묘역에 헌화하고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을 만난 후 오르반 총리와 회담했다.

전문가들은 푸틴의 헝가리 방문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의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EU나 나토 회원국 중에도 러시아 지지 세력이 있음을 과시함으로써 EU 내의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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