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일동제약의 입장표명 강요는 무리한 요구"

"주주제안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6 17:30:34

△ 녹십자 사옥 (용인=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위치한 녹십자 본사 전경. 2013.10.18

녹십자 "일동제약의 입장표명 강요는 무리한 요구"

"주주제안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녹십자[006280]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달라"는 일동제약[000230]의 요구에 "주주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무리한 요구"라며 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둘러싼 양사의 긴장관계는 한층 팽팽해질 전망이다.

16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녹십자는 이날 오후 일동제약에 공문을 보내 "10인으로 구성된 일동제약 이사회에 당사 지명의 사외이사 1인, 비상근 감사 1인이 경영감시에 참여함으로써 이들이 주주전체 이익의 대변자로 경영진과 건설적인 의사소통의 창구가 되길 바란다"며 "주주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녹십자는 이 공문에서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발전과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상호협력을 위한 제안과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해왔으나 일동제약 이사회와 경영진이 주주이익 제고를 위해 어떤 사업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전혀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공문에서는 앞서 일동제약이 녹십자에 "적대적인 M&A가 아니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언급이 담기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 관계자는 "상식적인 절차를 통해 제안한 당연한 주주제안이므로 주총에서 주주의 의견에 따르면 그만인데 무슨 근거로 적대적 M&A로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입장표명을 강요하는 것은 주주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무리한 요구여서 답변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일동제약의 2대 주주인 녹십자는 지난 6일 다음 달 일동제약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끝나는 이사 3명 가운데 사외이사와 감사를 자사 추천 인사로 선임해달라고 주주제안을 보냈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은 "일련의 권리행사가 적대적 M&A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16일을 시한으로 녹십자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날 녹십자의 답변 내용을 감안하면 내달 일동제약의 주총 전까지 양사가 이사 선임안을 놓고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양사가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일동제약 지분은 윤원영 회장 등 최대주주가 32.52%, 녹십자 등이 29.36%, 피델리티가 10.00%를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와 녹십자의 지분율 차이가 3.16%포인트에 불과하다.

자사주와 계열사인 일동후디스 보유주식 등을 빼고 의결권 있는 주식만 따지면 지분율 차이가 줄지만, 최대주주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한 주주들을 합칠 경우 최대주주 등의 의결권 지분율이 35.71%로 늘어난다.

이사 선임안은 참석주주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되기 때문에 결국 기관투자자 피델리티와 다른 소액주주들이 어느 쪽에 서는 지가 관건이다.

한 증시 관계자는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둘러싼 긴장 관계가 지속될수록 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단순 투자자 입장에서는 녹십자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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