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주중대사 내정자에 대한 우려와 기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6 14:31:45
김장수 주중대사 내정자에 대한 우려와 기대
(서울=연합뉴스) 신임 주중대사에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내정됐다. 그의 내정을 두고 야권은 전형적인 보은·회전문 인사라며 재고를 요구했다. 여기에는 그가 세월호 사건 직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의 초동대처 미흡 지적에 "위기 관리센터는 재난컨트롤 타워가 아니다"고 말해 책임회피 논란으로 사실상 경질된후 주요 2개국(G2) 대사로 화려하게 복귀한데 대한 못마땅한 시각이 반영돼 있는듯 하다. 또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국방장관으로서 김정일과 악수하며 고개를 숙이지 않아 '꼿꼿장수'라는 별명을 얻어 대북 강경론자로 분류돼온 그가 대북관계의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하는 중국 대사에 적절하냐는 의문도 담겨 있는듯 하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김 내정자가 복잡미묘한 한중관계에 적절히 대처할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관계 악화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미국에는 차관급 외교관을 보내면서 중국에는 친박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권영세 현 대사에 이어 장관과 국회의원을 거쳐 현 정부의 외교 안보 총괄을 맡았던 김 전 실장을 보내는 것은 정부가 대중 외교를 중시하는 듯한 인상을 줘 그렇지 않아도 현 정부 출범이후 한국이 중국에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미국의 의구심을 더 깊게 만들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중간 안보 협력이 점차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안보 전문가인 그가 신임 주중 대사에 내정된 데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특히 지금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시스템 문제로 한·미, 한·중이 미묘한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때다. 북한 미사일 방어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고 싶어하는 미국, 코앞에서 미국의 레이더망이 자신들을 겨냥하는 상황을 용납하기 어려운 중국,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우고 있는 한국의 상황은 현 동북아 정세의 복잡 미묘함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단면도라 할수 있다. 지난 4일 방한한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우려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수교 이래 최상'이라는 한중 관계가 사드 문제로 인해 한순간에 틀어질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볼수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김 내정자 인사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이런 우려와 오해를 불식시키라는 특명이 함축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사드 문제 뿐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대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북·중관계 등과 관련해 중국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고 대처해야할 최일선의 책임자가 주중 대사다. 그의 어깨에 지워진 짐이 간단치 않은 것이다.
김 내정자는 외교관 출신은 아니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국방 ·통일 분과위 간사에 이어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맡으며 현 정부 외교안보분야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인물인 만큼 외교와 안보간 불가분성을 잘 파악하고 있으리라 본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중에도 웃으며 협상해야 하는 것이 외교다. 김 내정자는 꼿꼿장수의 이미지만 고집하지 말고 전략적 마인드와 유연성으로 '정열경열(政熱經熱)'로 확대되고 있는 한·중 관계의 관리와 발전에 온 힘을 쏟아주길 바란다. 정부는 위성락 주러 대사도 조만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 출범시 임명됐던 주요 4강 대사중 안호영 주미대사를 제외한 3명이 모두 자리 바꿈을 하게 된다. 종전 70주년을 맞아 동북아 정세의 큰 물줄기가 요동치고 있는 지금, 동북아 주요국 대사의 교체를 계기로 우리 외교도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평화,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익이라는 큰틀속에서 외교 전략과 전술을 재검토하고, 질적 전환을 모색했으면 한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