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방조' HSBC CEO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4 12:22:49
△ HSBC 은행의 스튜어트 걸리버 최고경영자 (EPA=연합뉴스)'탈세 방조' HSBC CEO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고객 10만명의 탈세를 도운 사실이 드러나 곤경에 처한 HSBC 은행의 스튜어트 걸리버 최고경영자(CEO)가 "우리에게 요구되는 기준에 때때로 부응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걸리버 CEO는 임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 은행의 스위스 개인자산관리(PB) 사업부가 탈세를 방조했다는 사실에 대해 '고통스러운 혐의'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8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HSBC의 PB 사업부에서 전산직으로 일한 에르브 팔치아니(43)의 제보를 바탕으로 HSBC의 탈세 방조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뒤 나온 첫 발언이다.
걸리버 CEO는 "탈세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가 나가면서 일을 바로잡으려는 우리의 노력을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다는 직원 여러분의 걱정에 공감한다"며 언론이 전후 사정을 함께 보도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그는 특히 팔치아니가 퇴사한 지 8년이 지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출된 명단에 이름이 있는 사람들 중) 언론이 주목하는 유명인들 대다수는 더 이상 고객이 아니다. 한 번도 고객이었던 적이 없는 사람도 있다"고 해명했다.
ICIJ는 HSBC가 왕실인사, 공무원, 무기상, 독재자 등 전세계 10만여 고객의 자금 1천억 달러(약 109조5천500억원)를 관리하며 이들의 대규모 탈세를 방조했다고 폭로했다.
이 중에는 한국 고객의 자금도 20개 계좌에 2천130만 달러(232억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HSBC 현재 탈세 방조와 관련해 미국, 영국, 프랑스, 벨기에, 아르헨티나, 인도 사법 당국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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