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슬림 대학생 피살에 침묵…'이중잣대' 논란
아랍권 "이슬람에 대한 테러공격"…터키 대통령도 비난대열 합류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3 10:01:51
△ 美서 무슬림 3명 피살
(AP/뉴스 앤드 옵서버=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 기자회견장에서 전날 백인 남성의 총격으로 아들 데아흐 샤디 바라카트(23)를 잃은, 나메 바라카트씨(오른쪽)가 눈을 감은 채 아내와 슬픔에 겨워하고 있다.
용의자 백인 크레이그 스티븐 힉스(46)는 주차 문제로 같은 아파트 단지 거주자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치대생 바라카트와 그의 아내 유소르 아부 살하(21), 살하의 여동생 라잔 무함마드(19)를 총으로 쏴 살해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피살자가 모두 이슬람교 신자인 것과 관련해 경찰은 종교 증오범죄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미국, 무슬림 대학생 피살에 침묵…'이중잣대' 논란
아랍권 "이슬람에 대한 테러공격"…터키 대통령도 비난대열 합류
(카이로·멕시코시티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백인 남성이 무슬림 대학생 3명을 사살한 사건에 대해 미국 언론과 정치인들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자 아랍권에서 '이중잣대'라는 비난이 확산하고 있다.
이집트 최고 종교지도자(그랜드 무프티)의 선임 보좌관인 이브라힘 넴은 12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이슬람 혐오증의 추한 민낯을 드러낸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인종차별적 공격에 대한 미국 언론의 침묵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수뇌부를 이례적으로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무슬림 3명이 살해됐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조 바이든 부통령은 어떤 입장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치인은 자국내 발생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학생 수십명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사이드 알-하톰은 "국제 언론, 특히 미국 언론이 이번 사건을 고의로, 부당하게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에는 '무슬림의 삶도 중요하다'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수천여건 올라왔다.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도 이번 사건을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앞서 지난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챔플 힐의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인근 주택가에서 크레이그 스티븐 힉스(46)라는 백인 남성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세 무슬림 학생의 머리에 총을 쏴 숨지게 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웃간 주차 갈등이 살인의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지만 힉스가 평소 자신의 페이스북에 종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점을 감안할 때 이 사건이 종교 증오에 따른 표적 살인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살해된 두 자매의 아버지는 딸로부터 "그 사람(힉스)은 우리 외모 때문에,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는 이유로 우리를 증오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브루킹스연구소와 함께 미국·이슬람권의 관계를 연구 중인 H.A 헬리예는 "무슬림 대학생 살인 사건에 대해 온건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점이 없지만, 문제는 항상 이렇지가 않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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