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인준' 일단 저지한 野 "급한 불은 껐는데…">
나름의 성과 자평…미뤄진 첫 시험대서 文선택 주목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2 19:12:54
나름의 성과 자평…미뤄진 첫 시험대서 文선택 주목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임형섭 박경준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은 12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16일로 연기함으로써 겨우 한숨을 돌렸다.
이 후보자를 향해 차갑게 식은 여론과 야당 지지자들의 기대치를 고려한다면 인준 부결이 최선책이지만, 현실적으로 손에 쥔 무기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여당의 단독 처리를 일단 저지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채택에 따라 이날 본회의가 열렸다면 임명동의안이 자동으로 상정돼, 과반 정당인 새누리당의 단독 처리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새정치연합 원내 핵심 관계자는 "자동 부의를 막을 수는 없으니 오늘 여당의 강행 처리를 막아내고 주말까지 민심을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은 나름대로 성과"라고 말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가 끝나고 부정적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경과보고서까지 날치기 처리하지 않았나. 그런 상황에서 야당이 (본회의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주말 사이 부정적 여론에 불이 붙으면 이 후보자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거나, 새누리당 내 이탈표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깔려있다.
이를 위해 새정치연합 의원 일동은 "이 후보자는 총리로서 자질과 도덕성에 심대한 문제점을 드러냈다"며 규탄사를 발표하는 등 벌써부터 여론전에 나섰다.
본회의 연기 합의는 지난 2·8 전당대회로 탄생한 '문재인호'가 첫 시험대부터 삐걱거리지 않도록 완충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후보자 인준 반대로 당론을 정한 이상 이날 본회의에서 새누리당과 표 대결을 벌이거나, 아예 보이콧을 하자는 의견도 많았으나 그럼에도 임명동의안이 통과될 경우 문재인 대표 체제에 흠집이 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따라서 당장은 새누리당 의도대로 따라가지 않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16일 표결에서 패하더라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 당선 후 첫 의원총회였음에도 130명의 소속 의원 중 80여명만 참석해 표 대결에 불리한 입장이었다는 점도 여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특히 비노 진영의 대표 주자인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당 대표 경선에서 패한 박지원 의원이 의총에 불참, 아직 당내 갈등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시간을 벌어 집안단속에 주력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한 비노 의원은 "갓 취임한 문 대표와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새누리당이 서로 체면을 살려줄 필요가 있었다. 며칠 더 미룬다면 새누리당이 강행하더라도 우리로서는 할 만큼 했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권이 '이완구 카드'를 접지 않는다면 16일로 재합의된 본회의 의사일정을 재연기하거나 보이콧하기가 어려운 처지여서 표결에 참여해줄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 후보자 반대가 충청권 표심 이탈로도 연결될 수 있는 만큼 16일 표결에 참여할지, 본회의 자체를 보이콧할지 문 대표의 첫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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