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사랑 나눌게요"…다문화 지구촌학교 졸업식

세 번째 졸업생 배출…6개국 배경 15명 졸업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2 14:11:59

△ "받은 사랑 나눌게요"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 지구촌학교에서 열린 제3회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받은 사랑을 나눠주겠다'는 내용의 무언극을 공연하고 있다. 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이 설립한 지구촌학교는 2011년 정규학교 인가를 받은 우리나라 최초의 다문화 대안초등학교이다. 2015.2.12 okko@yna.co.kr

"받은 사랑 나눌게요"…다문화 지구촌학교 졸업식

세 번째 졸업생 배출…6개국 배경 15명 졸업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 다음에 다시 만나세."

1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위치한 지구촌학교 강당에서 졸업식 노래가 울려퍼졌다.

정들었던 학교와 선생님, 친구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아이들의 얼굴은 너나 할 것 없이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국내 최초의 다문화 대안초등학교인 지구촌학교는 이날 세 번째 졸업식을 통해 15명의 학생들을 더 큰 세상으로 떠나보냈다. 처음으로 한 학년 정원을 꽉 채운 졸업생들이었다.

우즈베키스탄·모로코·필리핀·중국 등 부모의 출신국이 제각각인 올해 졸업생들은 여느 초등학교 졸업생들보다 나이가 한두살 더 많다. 대부분 한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학업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서로 '언니' '오빠' '형' '누나'라고 부르며 길게는 4년을 함께 보냈다.

중학교 진학을 앞둔 졸업생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웃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졸업생을 대표해 연단 위에 선 문미란(14) 양은 '짜장면' '석기시대' 등 동기들의 별명을 하나하나 부르며 지난 날을 추억했다.

지구촌학교에 오기 전까지는 학교에서 별명으로 불리며 놀림받은 기억 때문에 별명을 싫어했던 아이들은 자신들의 또 다른 이름이 강당 안에 울려퍼지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거리낌없는 우정의 표현이라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문 양은 "많은 분들의 따뜻한 사랑으로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섰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소중한 꿈과 사랑을 가슴에 품고 이 사회를 책임지는, 자랑스러운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재학생 대표로 나선 5학년 조유민 양은 "선배들이 우리 곁에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굴뚝 같지만 앞으로도 잘 할 거란 마음으로 보내드린다"며 "우리 다문화 어린이들이 세상의 주인공이 돼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 달라"며 선배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박세진 교장은 격려사를 통해 "졸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라며 "여러분의 앞길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졸업생들은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준다는 내용의 무언극을 공연하며, '받은 사랑을 나눠주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효선 담임교사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이 밝게 성장했다"라며 "자신의 배경에 자부심을 갖게 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2010년 말 이주민지원단체 지구촌사랑나눔이 설립한 지구촌학교는 2011년 교육부로부터 정규학교 인가를 받아 이듬해 정식 개교했다. 지금까지 2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 베트남·가나·방글라데시·중국 등 14개국 배경의 학생 140여 명이 다니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구촌학교를 찾아 박세진 교장과 환담하고 재학생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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