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짜리 전원학교' 예산지원 끊기자 학생수 '뚝'
경기 농촌지역 학교 22곳 지원 모두 중단…"반짝 지원뒤 나몰라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1 15:43:43
'3년짜리 전원학교' 예산지원 끊기자 학생수 '뚝'
경기 농촌지역 학교 22곳 지원 모두 중단…"반짝 지원뒤 나몰라라"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드넓은 논과 밭, 완만한 산자락과 310만㎡ 규모의 고삼호수가 한데 어우러진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남풍리에 자리잡은 서삼초등학교.
서삼초는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분에 안성 도심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전학오거나 문의하는 학부모가 있을 정도로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로 운영됐다.
학교는 교실 일부를 리모델링 해 특별실을 늘려 교과학습과 더불어 발레나 가야금, 피아노 수업 등과 같은 다양한 방과후 수업을 만들어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학업, 문화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던 것은 2009년 정부가 추진한 '전원학교'로 선정돼 연간 4천만∼6천만원 지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급감했던 학생수는 2009년 49명, 2010년 51명, 2011년 56명으로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농촌지역 소규모학교의 '전성기'는 여기까지였다.
3년만에 지원이 중단되면서 발레, 가야금 수업과 같은 특별활동은 폐지되거나 축소운영해야 했다. 도심지역과 달리 교통사정이 좋지 않아 강사를 초빙할 때 으레 교통비를 주곤 했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강사 모시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2012년부터 학생이 줄더니 작년엔 31명으로 3년만에 45% 감소했다.
서삼초와 사정이 비슷한 경기도 농촌지역 학교는 모두 22곳으로 대부분이 2009년 지정, 3년간 지원을 받았다. 여주 점동초는 2012년에도 재지정돼 6년간 지원을 받아왔으나 올해부로 지원이 끊겼다.
교육부가 당초 전원학교를 42곳으로 확대, 경기도교육청과 대응투자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으나 예산부족을 이유로 관련 지원계획을 철회한 데 따른 것이다.
그나마 광주 남한산초, 남양주 송촌초, 양평 조현초 등은 전원학교와 별개로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충분한 예산지원을 토대로 대표적인 농촌지역 소규모학교 모델로 자리잡았다.
나머지 일부 학교는 지자체 등 지역사회로부터 통학버스비 등을 끌어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원학교 지원이 끊겨 학생수가 42명까지 줄었다가 재작년부터 학생이 늘기 시작한 포천 외북초 관계자는 "농촌 소규모 학교일수록 1천만∼2천만원 지원금이 절실하고, 그 효과도 매우 크다. 포천시에서 지원하는 통학버스비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학교를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삼초 관계자도 "농촌지역 학교를 살리려면 시설개선과 방과후 수업 활성화가 핵심인데 예산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것들이다"며 "소수 학교를 단기적으로 집중 지원하는 것보다 액수는 적더라도 많은 학교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 교육 관계자는 "3년만 반짝 지원했다가 그 뒤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매번 새로운 농어촌 학교 살리기 정책을 내놓지만 근본적으로 학교를 살리기 위한 고민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관 관계자는 "특교사업 특성상 3년밖에 지원되지 않는다. 지원이 끊기면 학생수가 주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계속해서 같은 학교만 지원할 수는 없다"며 "농어촌 거점중학교 지정 및 지원, 농어촌 학교 스마트교육 활성화를 위한 ICT 사업 등 다른 사업으로 소규모 학교를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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