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영세 "한중관계, 1992년 수교 이래 최상"

"북핵문제 긴밀히 소통" "군사분야도 협력 여지 있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1 11:15:07


권영세 "한중관계, 1992년 수교 이래 최상"

"북핵문제 긴밀히 소통" "군사분야도 협력 여지 있어"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이준삼 특파원 = "어떤 분들은 '정랭경열'(政冷經熱·정치는 차갑고 경제만 뜨겁다)'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정열경열(政熱經熱·정치도 경제도 뜨겁다)을 주장하는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는 11일 연합뉴스 및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한중관계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도 (양국은) 아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고 아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요약·정리한 것이다.



--현재 한중관계를 평가해달라.

▲1992년 수교이래 만 23년이 됐는데 가장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정랭경열'을 이야기한 분들도 있지만, 요즘에는 많지 않고 오히려 '정열경열'을 주장하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도 (양국은) 아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고 아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우리 외교부의 한 중견간부가 나를 찾아와 '사실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전략적 소통이라는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 그렇게 와 닿지 않았는데,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정상회담 과정에서 양국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이게 바로 전략적 소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군사교류도 확대될 가능성 있나.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우려한다.

▲공동의 적을 상대로 가상 군사훈련 등으로 나아가는 것은 지금 당장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수색구조, 해적퇴치 문제 등 양국 간에 협력할 분야를 맞대고 논의해보면 군사문제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드 문제는 한미 간 협의한 것도 전혀 없고, 우리가 결정하거나 미국에서 요청한 것도 없다. 한국에서 아직 전혀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 (국내에서) 지나치게 논의되다 보니 중국 입장에서 오히려 대응할 필요를 만들게 된 것이 아닌가라고 본다. 이런 부분은 국익에 굉장히 긴밀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앞서 나간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해양경계협정 협상을 앞두고 있다. 전망은.

▲(국가 간에) 굉장히 민감할 수 있는 이런 협정을 양국 간에 시작하기로 합의한 것 자체가 신뢰관계를 보여준다. 다만, 당장 1~2년 사이에 해결되거나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양국의 광복 70주년 공동행사가 계획돼 있나.

▲중국언론이 (양국의 광복 70주년 공동행사에 대한) 보도를 해 우리도 확인해봤는데, 뉘앙스를 좀 확대하여 해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떤 형식으로든 양국에서 기념행사를 하는 것은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양국에서 이런 기념행사를 각자 하자,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일본의 과거사와 관련해 잘못된 행동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대체로 일치한다고 본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두 나라가 서로 뭉쳐 일본을 공동으로 비판하는 이런 부분은 긍정적인 면도 있을 수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이심전심으로 각자 입장에서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

--최근 북중관계를 평가해달라.

▲북중관계에 전략적 변화, 질적인 변화가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기에는 조심스럽다. (그러나) 과거 같지 않은 건 분명하다. 이 부분은 중국학자들뿐 아니라 중국 당국자들도 '과거의 중북관계와 같지 않다', '과거보다 좀 소원해졌다'고 실제로 이야기한다. 우리가 평가할 때도, 최룡해가 재작년 5월에 방중하고 또 리위안차오(李源潮·중국 국가부주석)이 (재작년) 7월인가 방북한 이후에는 고위급 인사교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원해진 배경은)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이 가장 결정적이었고, 같은 해 12월 중국과 나름대로 채널 역할을 했던 장성택 처형이 결정적이지 않았나 싶다. 북한이 비핵화에 고집스럽게 거부하는 행태가 북중관계를 좀 소원하게 만든 원인이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로서는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굉장히 확고한 원칙을 가진 만큼, 이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라고 생각하고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본다.

--김정은의 연내 방중 가능성은.

▲김정은의 러시아 전승기념식 참석도, 북중관계 복원문제도, 김정은이 방러 전에 방중할지도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김정은의 방중은 역시 비핵화와 다시 연결된다고 본다.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이 핵문제에 전혀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본격적인 고위급 교류, 특히 최고위급 교류를 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지 않을까, 이런 측면이 분명히 있다.

--6자회담 무용론이 여전한데.

▲북핵폐기 과정에서 남북 외에 다른 네 나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실질적인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들이다. 6자 회담 틀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키는 북한이 쥐고 있다.

--시진핑 체제에서 주목할 부분은.

▲중국은 과거 차지했던 위치(위상)을 다시 차지하고 싶은 생각을 하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주목할 부분은 미중관계다. 그러나 과거 미소관계와 달리 두 나라는 서로 경제적으로 아주 긴밀하게 얽혀있다. (중미관계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 경제부분에서는 '뉴노멀'(New normal·신창타이)를 선언한 중국이 '중속성장 단계'를 한동한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는 전반적으로 이 부분도 낙관한다. 중국은 사회적으로 반부패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의법치국을 강조하는데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본다.

--대사 부임 20개월째를 맞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년 8개월간 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중 관계가 발전하는 상황에서 더욱 발전하는 모멘텀을 만들어준 세 번의 정상회담에서 준비 과정과 실제 이뤄지는 과정에 관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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