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나리조트 참사 1년> ③바뀌는 대학 오리엔테이션 문화
"리조트는 사양합니다"…'먹고 마시자'도 옛말
대학 주관 교내행사 늘어…외부 행사장엔 순찰대도 등장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10 16:00:05
△ 6일 부산KBS홀에서 열린 부경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③바뀌는 대학 오리엔테이션 문화
"리조트는 사양합니다"…'먹고 마시자'도 옛말
대학 주관 교내행사 늘어…외부 행사장엔 순찰대도 등장
(전국종합=연합뉴스) 대학생 등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 발생 1년이 되는 올해 각 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풍속도가 눈에 띄게 바뀌었다.
오리엔테이션을 학교 안에서 개최하는 대학이 늘었고 외부 행사를 추진하더라도 안전교육과 안전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금주나 절주 분위기가 강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예전에는 총학생회가 주축이 돼 추진해오던 오리엔테이션을 대학 본부가 주도하거나 대학 본부와 총학생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경향도 늘었다.
◇ 야간순찰대 꾸리고 안전교육 벌이는 오리엔테이션
영산대 총학생회는 오는 26∼27일 경주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대학 본부와 함께 50명 규모의 야간순찰대를 꾸려 안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대학 측은 오리엔테이션 당일 학생들에게 안전사고 예방법과 비상시 대피요령 등에 대해 교육하고 안전 관련 책자를 배부하는 한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할 관공서와 소방서 등에 행사 일정을 미리 알리기로 했다.
경성대의 경우 오는 23∼26일 경주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앞두고 총학생회 간부들이 해당 호텔을 미리 방문해 안전 대피 등에 관한 안내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고려대는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단과대별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기로 하고 올해 처음으로 학생회 간부를 불러 응급조치와 소방 안전, 양성 평등에 관한 교육을 했다.
이화여대는 외부 오리엔테이션을 떠나기 전 안전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단과대에 배부했다.
◇ '먹고 마시자'는 옛말…금주·금연 내걸기도
한때 음주 뒤풀이 문화가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상징처럼 여기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술 없는 오리엔테이션을 지향하는 대학이 늘었다.
연세대는 총학생회 주관으로 교내에서 단과대별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면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학교 안에서는 금주하기로 했다.
성균관대에서는 학생들의 지나친 음주가 불러올 사고에 대비해 '주량 제한'과 관련해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영산대 총학생회와 경성대 총학생회는 외부 호텔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안전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두 대학 총학생회는 '술 없는 오리엔테이션' 혹은 '술·담배 없는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겠다고 학교 측에 먼저 제안했다.
◇ 교내 행사 늘었지만 총학생회가 외부행사 고집하기도
서울대는 2011년 이후 4년 만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교내에서 개최하고 대학생활 안내, 교가 배우기, 인권·성평등 교육, 캠퍼스 탐방 등을 진행했다.
배재대는 리조트나 수련원을 빌려 실시하던 오리엔테이션을 폐지하고 교내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추진하되 2박 3일간 학교에서 먹고 잠잘 수 있도록 한 '새내기 캠프'를 마련했다.
경북대, 충남대, 조선대, 창원대 등도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형태의 오리엔테이션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시립대에서는 학교 측이 오리엔테이션을 교내 행사로 바꾸자고 했지만 총학생회가 이를 거부하고 외부에서 단독으로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고, 경기대에서는 총학생회가 반발해 외부 행사를 고집함에 따라 학교 측이 이에 합의하기도 했다.
경기대 관계자는 "한 달가량 내부회의를 거듭한 끝에 숙소 배정부터 교통편까지 대학과 학생회가 함께 결정하고 같이 사전답사도 벌여 안전 검증을 받은 강원도의 한 리조트를 오리엔테이션 장소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차근호 한종구 최종호 형민우 이정훈 한무선 기자, 사회부 사건팀)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