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문재인 대망론 2.0'…野 대권지형 꿈틀>
비노진영 위축…합리적 중도파 거취 관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08 19:59:44
비노진영 위축…합리적 중도파 거취 관심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2·8 전당대회를 계기로 야권 잠룡들의 세력지형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체제 출범으로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다시 당 전면에 등장, 주도세력의 전면교체가 이뤄지면서 당내 역학구도도 또한번 요동치게 됐다.
정치생명을 내걸며 배수진을 쳤던 문 대표는 '당권→총선→대선승리'로 이어지는 집권 프로그램의 1차 관문을 무사히 통과함으로써 차기 대권가도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때 경쟁상대였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면전을 선포, 현 정권과 대립각을 높여가며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선 당시 라이벌이었던 안철수 의원은 입지가 더 좁아지면서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가 난망해진 처지가 됐다.
안 의원은 자신의 대표 시절 비서실장 출신인 문병호 의원의 지도부 입성도 좌절돼 지도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통로조차 만들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암중모색하며 기회를 엿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과 '정치적 동지' 관계를 맺어온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문 대표가 뜨면 뜰수록 여의도 정치와의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대선주자 선두자리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이자, 문 대표와 함께 친노 진영의 차기주자로 거론돼온 안희정 충남지사도 당장 나서기 힘들어진만큼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와 다른 잠룡들의 위상은 서로 반비례 관계에 놓여있어 문 대표의 향후 대표직 순항 여부에 따라 또 한차례 조정기를 맞게 될 수 있다.
문 대표가 대표직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독주 체제가 굳어지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나머지 주자들에게 기회가 열리며 부침이 다시 교차할 수 있다.
문 대표 스스로 '독배'라고 표현했듯, 그에게 당 대표직은 '양날의 칼'인 셈이다. 야권 안팎에서는 문 대표의 첫 시험대가 4월 보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 진영 전체도 이번 전대를 기점으로 총·대선 책임론에서도 벗어나 세력을 더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2013년 5·4 전당대회에서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김한길 전 대표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지 약 20개월 만에 탈환한 당권을 앞세워 내년 총선 공천권도 행사하게 됐다.
'생사여탈' 권한을 쥔 친노로 힘이 쏠리게 되면서 비노진영 전체가 위축되거나 여러 갈래로 찢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한길 전 대표와 가까운 주승용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4명 모두 문 대표와 협력이 가능한 계파로 분류된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비노 진영으로서는 주 최고위원이 1위에 올라 지도부에 목소리를 전달할 '우회통로'는 확보한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 패권주의 심판을 내건 박지원 의원의 선전도 친노로의 힘 쏠림 현상을 어느 정도 차단해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세력간 긴장관계는 경우에 따라 야권 지형 재편과 연결될 수도 있다. 계파 갈등이 중도-진보 노선 투쟁으로 번진다면 최악의 경우 야권 내 중도개혁을 지향하는 제3지대 신당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한길, 안철수 전 대표와 박영선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등 합리적 중도인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