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2015 중국전략은> ① "지금은 변화많은 과도기"

전송권시장 가로막혔지만 中과 여러가지 형태 공동제작 논의 활발
"청사진과 한계론 엇갈리지만 거품 꺼진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이득"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08 08:01:02


① "지금은 변화많은 과도기"

전송권시장 가로막혔지만 中과 여러가지 형태 공동제작 논의 활발

"청사진과 한계론 엇갈리지만 거품 꺼진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이득"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 시장은 지금 과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장이 열린 지 얼마 안 돼서 이랬다저랬다 하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일본 시장과는 확실하게 다르죠. 뭔가가 막혔다고 해서 그게 영원할 거라고 보지도 않지만, 반면 아직까지 확실하게 소기의 성과도 나지 않은 곳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달라질 거라고 봅니다. 사실 그렇게 보면 되게 재미있을 것 같아요."

국내 주요 드라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의 윤고운 제작팀장의 말이다.

팬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마마' '전설의 마녀' 등에 이어 현재는 MBC TV 수목극 '킬미 힐미'를 제작하고 있는, 국내에서 승률이 높은 대표적인 제작사다.







이중 '킬미 힐미'의 경우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그룹 절강화책미디어그룹과 공동제작을 논했던 작품이다. 앞서 팬엔터는 지난해 9월 제작비 150억 원 규모의 '킬미 힐미'를 한중 동시방송을 목표로 절강화책미디어그룹과 공동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절강화책미디어그룹은 베이징, 홍콩, 대만 등 20여개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드라마 '애정공우' 시리즈와 '천룡팔부' '중국왕사', 영화 '이별계약' '소시대' 등 연간 제작편수 1천 편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회사라고 팬은 설명했다.

그런데 해가 바뀌어 2월8일 현재 '킬미 힐미'는 중국에서 방송되고 있지 않으며, 절강화책미디어그룹이 이 드라마의 공동제작사도 아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중국의 언론과 출판, 영화, TV 등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이 애초 올 4월부터 실시 예정이던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사전심의를 돌연 1월1일로 앞당기면서 올들어 새로 시작한 한류드라마는 중국 사이트에서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2014년 한해 동안 한국 드라마가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거의 시간차 없이 현지 시청자를 만나면서 한국 드라마의 몸값이 회당 28만 달러(약 3억1천만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연말 SBS TV 20부작 '피노키오'가 이런 판매 기록을 세우며, 중국 수출로만 560만 달러(약 62억 원)를 벌어들였다.

앞서 이러한 한류 드라마 열풍의 불씨를 당긴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 회당 4만 달러에 전송권이 팔렸으니 1년 사이 7배가 오른 것이다.







그러나 새해 들어 중국 전송권 시장이 막히면서 지난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드라마의 중국 수출가가 반대로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비싼 돈을 들여 사봤자 당장 서비스를 할 수 없고, 6개월 정도 걸리는 사전심의 기간에 이미 해적판이 돌아다닐테니 한류 드라마 전송권을 따내려고 작년처럼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팬엔터는 이같은 상황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윤 팀장은 "물론 중국과의 동시방송 계획이 어그러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절강화책미디어그룹과의 협상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오히려 전송권 시장이 막히면서 더 큰 틀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처음부터 그쪽에서 우리에게 먼저 연락을 해와 제작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시작된 논의였기 때문에 당장 전송권 시장이 막혔다고 해서 영향 받는 것은 없다"며 "지금까지 6~7번 만났고 어떤 식으로 손을 잡고 일하는 게 좋을지 큰 틀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킬미 힐미' 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이야기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규제 등에 있어서 중국 시장은 매일매일이 다르다. 변수가 많다. 그래서 청사진과 한계론이 엇갈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끌려가지만 않으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도 중국 시장이 필요하지만 그들도 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별그대' 이후 지난 1년 일었던 거품이 꺼진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한류에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뜨린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청률 40%를 넘긴 KBS 2TV 주말극 '가족끼리 왜이래'를 비롯해 '구가의 서' '제빵왕 김탁구' '세번 결혼하는 여자' 등을 제작한 굴지의 제작사 삼화프로덕션의 안제현 대표는 지난 3~4일 잇달아 중국 손님들을 맞았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들로, 이들은 삼화프로덕션과 뭔가 할 일을 찾으러 왔다.

안 대표는 "그들이 우리에게 이런저런 사업을 제안해왔다"면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것은 아니지만 서로 뭔가를 함께 하자는 데는 뜻을 같이 했다. 중국으로 돌아가서 자신들의 제안을 구체화해 다시 연락을 하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전송권 시장이 막히면서 중국 관계자들은 이제 한류드라마 완제품을 사가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드라마 공동제작 등을 해보고 싶어하더라"고 설명했다.

삼화프로덕션은 이에 앞서 지난해부터 중국 골든유니버셜미디어의 55부작 사극 '봉신연의'에 연출과 작가 등 스태프 20명의 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신사의 품격' '구가의 서' 등을 히트시킨 신우철 PD가 현재 작가와 대본 작업 중이며, 내달 촬영에 들어간다.

안 대표는 "우리 쪽이 제공한 인력에 대한 인건비와 프로듀싱비를 그쪽으로부터 받는 조건"이라며 "이번 작업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우리로서도 궁금하고 기대된다. 이를 토대로 1년에 한편씩 정도는 계속 중국과 작업하면서 공동작업의 틀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예전에도 중국 작품에 한국의 작가, PD, 배우들이 참여하는 경우는 있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달라진 것은 이제는 국내 A급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 또한 중국 시장의 변화에 따른 것 아니겠느냐. 계속 지켜보며 그때그때 대처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SBS TV 수목극 '하이드 지킬, 나'를 제작하는 KPJ 장진욱 대표는 "중국 전송권 시장 특수는 이제 끝났지만 중국으로부터 공동제작 제안은 엄청나게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드 지킬, 나'는 중국 전송권 시장이 막히면서 직격탄을 입은 드라마 중 하나다. 항간에는 이 드라마의 중국 전송권가가 28만 달러 선에서 논의되다가 1월1일부로 10만 달러 선까지 급전직하했다는 말이 있지만 제작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사실 중국의 규제는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측면도 있어 앞으로 또 어떻게 시장이 바뀔지 알 수 없다"면서 "지금은 자신들의 작품에 한국배우나 스태프를 참여시켜달라는 공동제작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그게 실질적으로 우리 쪽에 어떤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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