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어워드'·'눈물바다'…서울 중학교 이색 졸업식>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06 15:31:29
△ '꿈풍선' 날리는 졸업생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6일 서울 동대문구 전동중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각자의 희망을 적어넣은 풍선을 하늘로 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본격적인 졸업 시즌을 맞아 6일 서울시내 중학교 곳곳에서는 다채로운 졸업식이 열렸다.
학생들은 그동안 정들었던 친구들, 교사와 석별의 정을 나누고 상급 학교 진학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11시 서대문구 남가좌2동에 있는 연희중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은 남달랐다.
졸업생들이 반별로 지난 1년간의 학교생활을 담아 만든 영상을 상영하는 것으로 졸업식은 시작됐다.
소풍 갔을 때, 교내에서 축제를 벌였을 때, 각종 동아리 활동을 했을 때 찍힌 모습을 보면서 졸업생들은 지난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워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로 본 행사가 시작되자 졸업식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이 학교 윤민자 교장이 학생들을 일일이 부르면 강단 앞 화면에는 해당 학생의 사진과 졸업장이 떴다.
이어 윤 교장은 직접 한 명씩 악수하며 상장을 수여했다. 이 상장은 학생이 스스로 칭찬할 만한 부분을 치하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상이다. 윤 교장이 부임한 2012년부터 이런 '셀프 어워드'를 진행해오고 있다.
졸업생 권진아(16) 양은 "평소 자신에 대한 깊은 관심과 함께 미래를 꿈꾸고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함으로써 장차 앞날을 빛 낼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며 자신에게 'Dreams come true' 상을 줬다.
비슷한 시각 강서구 염창동 염창중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은 여느 졸업식과 다른 모습이 연출됐다.
학부모들이 강당 뒤편에서 졸업식을 관람하는 대신 자신의 자녀 옆에 앉아 같이 졸업식을 즐겼다.
이 학교 안명자 교장은 "3년간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으로 뒷바라지해주신 부모에게 감사드리라고 특별하게 학부모님을 학생들 옆자리에 모셨다"고 설명했다.
졸업식에서는 학부모가 집과 회사에서 찍은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영상에서 "너무 섭섭하고 자랑스럽다. 고등학교 가서도 친구들 많이 사귀고", "너 야구 좋아하지.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고 하잖아.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여유를 가지고 즐겼으면 좋겠어"라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자녀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자녀의 어깨를 두드리고 안아주며 "수고했어", "사랑해"라며 격려해주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종로구 송현동 덕성여자중학교의 졸업식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 학교의 졸업생 수는 99명으로 다른 학교에 비해 수가 적은 대신 그만큼 끈끈한 정이 넘쳤다.
소풍, 견학, 운동회 등 지난 3년간 학교생활이 담긴 영상을 지켜본 졸업생들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었고 일부는 통곡에 가깝게 울기도 했다.
졸업생 대표 이일선(16) 양은 "어색한 인사로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3년이 지나고 졸업을 한다니 섭섭합니다"며 "어리고 철없는 우리를 끝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졸업 소회를 밝혔다.
서울시내 700여 중·고교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졸업식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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