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소금물 관장' 목사 부부 구속영장 신청키로
'무쇠팔' 최동원 선수도 대장암 투병 중 시술받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2-05 17:50:29
경찰, '소금물 관장' 목사 부부 구속영장 신청키로
'무쇠팔' 최동원 선수도 대장암 투병 중 시술받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서울 강동경찰서는 난치병을 치료해 준다며 불법의료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등)로 명일동 모 교회 조모(56) 목사와 아내 강모(63)씨에 대해 5일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년간 경기도 양주 등지의 수련원에서 말기암이나 아토피 등 주로 난치병 환자를 상대로 9박 10일 캠프를 연 뒤 소금물 관장과 된장·생강 찜질, 생식, 단식 등 무허가 의료행위로 돈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한 차례 참가에 1인당 120만원씩을 받아 챙겼고, 잦을 때는 거의 매달 캠프를 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은 지난 6년간 해당 캠프에 수천 명이 참가했고, 캠프에서 약을 먹지 못하게 한 탓에 일부 중증 환자는 퇴소 후 곧 숨졌다고 경찰에서 주장했다.
실제 조 목사와 강씨의 홈페이지에는 항암치료 중인 40대 위암 환자에게 "항암치료도 좋지만 강원장님의 9박 10일 특공프로그램을 받으시면 많이 호전될 것이고, 실제로 위암 말기 환자가 와서 호전돼 퇴소했다"고 안내한 글이 남아 있다.
조 목사의 아내 강씨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선 천일염 섭취와 단식, 관장 등을 통해 체내의 노폐물을 빼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음식연구가 겸 자연치유 전도사로, 2008년께 한 지방 지상파 방송국의 TV특강에 출연한 적도 있다.
경찰은 2011년 9월 대장암으로 숨진 고(故) 최동원 선수도 사망 9개월 전쯤 캠프에 참가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선수로 보이는 인물이 캠프 참가자들과 함께 있는 사진 등을 확보했다"면서 "다만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고, 이 부분은 당장 수사대상에 포함돼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무쇠팔'로 불리며 한국 프로야구계의 전설이 된 최 선수는 1984년 롯데자이언츠 시절 삼성과의 7전4선승제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방어율 1.80)을 따내는 위업을 달성한 80년대 최고의 투수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0여 명이나 훨씬 늘어날 수 있다"면서 "조 목사의 교회 등지에서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가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중 조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함께 입건된 교회 관계자 2명과 캠프에서 환자들에게 침을 놓아 준 한의사에 대해서도 필요시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