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시원한 '2점 역전 적시타'…日에 4-3 설욕

프리미어12 결승진출

부자동네타임즈

| 2015-11-19 22:54:11

△ 지난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대한민국과 쿠바의 경기 7회말에서 대한민국 이대호가 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서울=포커스뉴스) 이대호(소프트뱅크)의 애칭은 '조선의 4번 타자'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한국 타자의 매서움을 제대로 보여줘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이대호가 제대로 '조선의 4번 타자' 역할을 해냈다.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다.

 

이대호는 2-3으로 지고 있던 9회초 무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마스이를 상대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3루 주자 정근우와 2루 주자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역전타였다. 이대호의 안타가 나오는 순간 도쿄돔은 침묵에 빠졌다.

 

한국 타선은 경기 내내 일본 마운드에 막혀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일본 선발 오타니에게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을 당하며 출루조차 힘들었다. 그 사이 일본은 4회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에 실책까지 더해 3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끌려가던 한국은 0-3이던 9회초 마지막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오재원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대타 손아섭이 중전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이날 경기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간 것. 곧바로 정근우의 좌익선상을 타고가는 2루타로 추격에 나섰다.

 

흔들린 일본 마운드를 한국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했다. 이용규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만든 무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한점 차로 쫓아갔다. 이어 타석에 선 이대호가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아쉬운 것은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추가 득점하지 못한 점. 하지만 한국 마운드는 일본 타선에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4-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선두타자 야마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츠츠고를 1루 땅볼로 잡아내며 아웃카운트를 2개로 늘렸다.

 

나카타에 중전 안타를 맞고 정대현은 이현승으로 교체됐다. 이현승은 2사 1루에서 대타 나카무라를 맞아 3루 땅볼을 유도하며 4-3 승리를 지켜냈다.

 

선수들은 너나할 것없이 마운드로 뛰어나와 역전승에 환호했다. 한국은 일본 안마당에서 일본을 잡아내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 상대는 20일 미국-멕시코전 승자다. 대회 초대 챔피언을 노리던 일본은 한국에 막혀 3·4위전으로 밀렸다.

 

한국 타선은 경기 초반 일본 선발 오타니에 막혀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개막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오타니를 넘지 못하고 패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당시 오타니는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 타자들은 오타니의 160㎞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140㎞대 포크볼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다시 만난 준결승전에서도 오타니의 공은 위력적이었다. 첫 맞대결과 달리 한국 타자들은 오타니의 투구 반응했으나 워낙 빠른 공에 정확한 타격이 쉽지 않았다. 오히려 오타니는 개막전보다 더 잘 던졌다. 7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탈삼진은 11개나 됐다.

 

한국 타자들은 7회초 선두타자 정근우가 중전 안타를 때리기 전까지 한명도 출루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누상에 주자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용규와 김현수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이대호까지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일본은 오타니 외 한국 타선을 막아낼 투수가 마땅찮았다.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타격감을 조율하던 한국 타자들은 9회초 타자 10명이 나와 4득점하는 집중력으로 명승부를 일궈냈다.

한국 마운드도 잘 던졌다. 한국 투수들은 심판의 애매한 볼판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마운드를 지켰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3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이대은은 4회말 1사 1·3루에서 히라타의 빚맞은 타구가 유격수 키를 넘는 안타로 이어져 첫 실점했다. 다음타자 시마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김재호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2루 주자 나카무라를 홈을 허용했다. 이대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이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사카모토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점수는 0-3으로 벌어졌다.

 

이후 한국은 더이상 홈을 허용하지 않았다. 차우찬-심창민-정우람-임창민으로 이어진 불펜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막아냈다. 4-3으로 역전한 9회말에는 정대현과 이현승이 무실점 투구로 승부를 매조지했다.

 

허진우 기자 zzzmaster@focus.kr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